내 입맛에 맞은 집

[군산] 인생 칼국수 맛집-새만금 소문난 해물 칼국수

꽃수수 2021. 4. 25. 13:16

부여 유채꽃밭에서 너무 뜨거워 일찍 나오는 바람에 집에 가기도 애매하고 머무르기도 그런 시간인지라

애들 눈치만 보고 있는데 딸이 그런 내 마음을 눈치챘는지 드라이브나 하러 가자고 하네.

나야 좋지.

그렇게 드라이브를 나섰는데 가다가다 보니 군산까지 가버렸네 ㅋㅋㅋ

실은 칼국수가 땡긴다는 딸 덕에 검색하여 칼국수 맛집을 찾다 보니 그렇게 된 것.

아직은 돈가스 먹은 게 다 소화도 되지 않은 시간인데 크크.

 

그래도 음식을 만나니 갑자기 배가 고파지지 않겠는가.

보리밥 두 숟갈 정도를 주셨는데 열무김치를 저 보리밥 위에 얹어 쓱쓱 비벼 먹으니 어찌나 맛이 좋던지!!!

어릴 때 먹던 보리 비빔밥이 그대로 생각이 나더라.

그땐 보리밥이 그렇게나 먹기가 싫었었는데 지금은 별미로 먹지 않는가.

참 감사한 세월을 살고 있다 나는.

 

육수를 내어 주시고 면도 주셨는데 보기에 영 시원찮아 이게 3인분이 맞나 싶었다.

 

열무김치가 너무나 맛이 있으니 상대적으로 덜 먹었던 배추김치.

난 맛도 안 봤는데 딸이 두 접시를 다 먹었다.

 

그런데 웬일???

육수가 끓고 면을 넣는데 양이 꽤 많더라는.

국물도 맛있고 특히 바지락이 싱싱하고 양도 많아 아들이 좋아했다.

난 지금거리는 게 싫어 다슬기도 조개류도 크게 즐기지 않는데 여긴 싱싱하고 해감도 꽤 잘 된 편이라 

바지락 여러 개를 먹었는데 자꾸 손이 가는 맛이긴 하였다.

 

면에서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그만큼 맛도 좋았는데 난 정말 인생 칼국수라 부르고 싶다.

요즘은 짬뽕을 먹으러 가면 가느다란 면이 영 짬뽕 맛이 제대로 나지 않아 섭섭했었는데

이 면이 두껍고 탱글하고 쫄깃하여 정말 너무나 맛있게 먹게 되더라.

아직 점심으로 먹은 돈가스가 다 소화도 되지 않은 시점인데 말이다.

 

 

어찌어찌 군산까지 왔는데 그냥 가려니 너무나 섭섭하여 새만금으로 바다를 보러 갔다.

부여를 지나고 익산을 지나 군산까지 오면서 국도가 어찌나 예쁜지 우린 제주에 온 거 같다며 드라이브를 즐겼는데

여기에 와서 맛있는 칼국수도 먹고 바다도 만나니 정말 제주 여행을 온 것처럼 내내 기분이 좋았다.

 

저 바다 너머에 제주가 있을까?? ㅠㅠ

그립다 제주.

 

새만금 방조제엔 어떻게 내려갔는지 연인들과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찬 바닷바람도 아랑곳이 없더라.

바닷바람이란 제주나 군산이나 차기는 매 한 가지인 모양이다.

 

집으로 오려고 차를 돌렸는데 예쁜 길이 보여서 차를 세우고 소화도 시킬 겸 걷기로 하였다.

 

전에 차로 지나가면서 저 구조물들이 상당히 궁금했었는데 이번에 가까이에서 보기로 하면서...

 

그런데 옆에 있는 이 길이 너무 예뻐 여기로 걷기로 하였지

 

끝까지 걸어 보니 이런 바다가 기다리고 있네.

그런데 바람이 너무 차서 오래 있기는 어렵고 해도 뉘엿거리는 시간이 되어 집으로 출발하기로.

종일 맛있는 음식 먹으며 아들과 딸을 대동한 드라이브 여행이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인생 맛집을 찾아다닌 날이었네.

돈가스, 크림 스파게티, 생선 가스, 그리고 칼국수...

살면서 이런 날도 그리 많지는 않은데 돌아보니 너무 감사할 일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