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함해안도로 그리고 안녕 제주 ㅠ
비 탓도 있었지만 억새 여행 때 막상 억새를 많이 만나지 못했었는데
정작 이번에야 흐드러진 억새를 많이 보았다.
여기도 억새가 꽤 멋들어진 장면을 연출해 주는 곳인데 많이 없었는데
그때에 내가 시간을 잘못 맞췄다는 생각이 이번에 많이 들었다.
여기 주변에도 억새가 꽤 많이 보이더라.
바람이 엄청세고 날이 흐려 사진이 희미해 그렇지
사진엔 그렇지만 선명한 동백이 여기서 깜빡 선연한 귀여움을 선사한다.
동백 네가 거기 있었구나
이렇게 조함해안도로를 달리며 이래저래 놀다가 3시쯤 차를 반납했다.
제주 렌트카 기준이 1일 24시간이니 처음 내가 빌릴 때 20시여서 반납도 20시로 하였지만
4시 반 비행기라 그리한 것이다.
그렇게 한 연유는 전에 내가 혼자 가며 돌아오는 비행기 시간에 맞춰 24시간을 채우지 않고 렌트를 했었는데
갑자기 가족도 나중에 합류하는 바람에 나 혼자 경차를 빌렸다가 같은 날 시간만 다르게 큰 차로 바꿔서 빌렸는데
가족이 도착하는 시간이 퇴근 후에 오는 거라 밤이 늦는 바람에 중간에 차없는 4-5시간이 공중에 붕~
어차피 같은 회사니 그때까지 내 경차 시간을 연장할 수 있나 알아 보니 그게 불가능이라네.
처음엔 의아했는데 밤 비행기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나처럼 늦은 시간에도 배차를 받으니 그럴밖에 없겠더라.
그래서 그 뒤로는 비행기 시간이 아무리 일러도 꼭 반납 기준을 24시간으로 정하는 버릇 아닌 버릇이 생겼다는.
어차피 24시간을 기준으로 1일 렌트료를 지불하는 거니까.
사람의 일을 알 수가 있어야지.
수속을 마치고 나니 갑자기 허기가.
지난 번엔 육개장을 실패하였고 내 속이 순한 음식을 요하기도 하여 곰탕을 주문했다
내 속이 그래 그랬는지 이 곰탕이 이 날 내 입맛에 그리고 내 뱃속에 안성맞춤이더라는.
내 기준으로 너무 하늘이 훤한 시간에 제주를 떠난다니 뭔가 모를 안간힘에
하릴없이 음식을 기다리며 음식을 먹으며 셔터만 눌러대네.
괜찮아
1월에 또 가족 여행이 있으니까.
그래도 안간힘은 ㅠㅠ.......
역시 40분이나 비행기는 연착이 되고.
추운 겨울엔 그래서 필히 5시 이전의 비행기를 예약해야 한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아들이랑 둘이 갔을 때 우리 출발하고 그 뒤로는 제주공항에 모든 편들이 결항이 되었었다.
상상만으로도 결항뒤의 현장에 전개될 상황이 끔찍하다.
무의미한 셔터질만 계속계속 안간힘을 누르고 누르고.
안녕 내 제주 ㅠㅠ
아쉬움에 고개 쑤욱 빼고 포말이 부서지는 용담해안도로를 하염없이 돌아보다.
이 날 제주는 무척 추웠다.
바람도 거세었고.
제주를 그리 좋아하면서도 거센 바람에 뱅기가 못 뜰까 걱정하더라는.
그런 저런 생각들이 모여 더욱 안간힘이 써진 건 아니었을까?
쑤욱 치고 올라오니 박명이...
그리고 꿈도 없는 숙면으로 청주 공항에 도착을 하였다.
내 차를 끌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제주행 비행기인지 하늘로 쑤욱 올라가는 모습에
왈칵~
내 제주 앓이는 대체 언제쯤 끝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