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여행] 전주물꼬리풀과 낙지다리
수산한못(제주)에서 처음 만난 꽃.
아니 엄연히는 제주 야생화를 보다가 인터넷으로 만났지.
것도 장소는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수산한못에 사는 걸 알게 되었고 해마다 9월 초에 제주로 가족 여름 휴가를 떠났는데 동선이 맞으면 아니 웬만하면 일부러 조금 돌더라도 만나보고 그랬었지.
제주는 육지보다 꽃시가 더 빠른 건지 갈 때마다 뒷모습을 보곤 하여 서운하면서도 그나마 반갑기도 했고 그랬었다.
코로나 때문에 올 해는 산자고, 수국, 전주물꼬리풀, 결국 억새까지 못 보고 끝나는 건 아닌지 조바심이 난다.
검색하다가 우연히 전주 오송지에 전주물꼬리풀이 핀 걸 알게 되었다.
전주라는 지명에서 알 수있듯이 전주물꼬리풀은 전주에서 처음 발견이 되었다고 한다.
아래 안내문에서 보이듯이 어느 순간에 전주에서 사라졌는데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으로부터 3천 본을 기증받아
오송지에서 번식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보아 어느 정도 꽃의 이력을 알고는 있었지만 제주에서 가끔 만났기에
그 소중함을 크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뜻밖에 인터넷상에서 만나니 그 반가움이 이루 말로 다할 수가 없더라.
그리고...
드디어 추석 휴무가 시작되고 그 첫날 일정으로 전주로 향했다.
이제 이 데크를 지나면 그리운 꽃을 만난다.
아하
그렇구나
제대로 만났구나.
제 때에 제 색을 내고 있는 꽃들...
그리 넓지도 그렇다고 좁지도 않은 습지를 차지하고 전주물꼬리풀은 그렇게 자라고 있었다.
올 해도 제주를 갔더라면 이 친구들은 아마 존재의 자체를 알 수도 없었을 텐데 말이다.
사진을 담으려는 자들과 나처럼 가까이서 보고 싶은 발자국들이 이리저리 난분분하다.
이렇게 각종 풀들과 세를 다투면서 자라고 있는 멸종위기 2급의 세력이 귀한만큼 위태하게만 느껴진다.
때마침 화려하게 피어난 고마리 꽃의 색감과 어우러진 보라보라가 참으로 훌륭한 콜라보를 뽐내고 있었으나
역시 스마트폰의 프레임은 허접하기만 하다.
제주의 그것과는 꽃의 길이가 훨씬 짧고 그만큼 키도 작아 보인다.
데크의 끝에 한참이나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가 나도 용기를 내서 난분분한 길을 따라 조심스레 들어가 본다.
고마리는 물꼬리를 물꼬리는 고마리를 서로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훌륭한 콜라보에 마음이 황홀하다.
사진만 수십장 찍고 또 찍으며 황홀한 마음을 대신하고 있더라.
동행한 아들은 이런 내가 참 지루하고 지루하였으리라.
귀하고 귀한 자태.
너 참 곱고 예쁘구나.
살랑살랑 갈대와의 어울림도 참으로 훌륭하다.
하긴 색감과 모양이 그 누굴 만난대도 쉬이 어울릴 것 같은 아름다움을 가졌긴 하구나.
낙지다리
이름도 생소하고 처음 들었으며 처음 만나는 식물.
귀한 식물들을 만나니 참으로 행복하고 요 며칠 자심했던 마음고생이 괜히 보상받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