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제주여행

[제주] 노랑 복수초의 천국잔치 절물자연휴양림

꽃수수 2021. 3. 8. 22:20

수년 전에 방문했던 절물휴양림

삼나무를 너무나 많이 잘라내어 마음이 아파 외면하고 있었는데 가족이 많이 걷는 걸 싫어하고

난 복수초를 보고 싶으니 방문하였다.

붉은오름 휴양림에서 복수초를 너무나 예쁜 모습으로 만났기에 거길 가고 싶었으나...

이 모습에 남편이 깜, 놀 했다.

지금까지 제주 방문 중에 가장 멋진 곳이라나.

왜 이제야 여길 데리고 온 거냐며 ㅋㅋㅋ

 

이 울창한 삼나무 단지가 단번에 마음을 빼앗을 까닭이다.

머무는 내내 남편은 너무나 신기하고 너무나 좋다며 감탄이 연신이다.

괜히 뿌듯한 마음이 들더라.

 

하긴 이렇게 장엄한 모습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다면 그 또한 이상한 거 아니겠는가.

 

벌써 복수초가 마중 나왔네~

 

아이들마저 좋아하니 나도 구경하면서 눈치가 보이지도 않고 덩달아 기분이 좋더라.

내가 좋아하는 장소를 다들 좋아할 수는 없으니 난 어딜 가면 가장 먼저 가족의 반응에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반응이 좋으면 나도 편안하게 관람하는 거고 아니면 눈치껏 다음 장소로 이동을 해야 하니 말이다.

심할 땐 차라리 혼자 올 걸 그랬나 하는 장소도 있었으니까.

 

매화가 벌써 피어 나를 기쁘게 해 준다.

 

고요한 연못.

아이들이 이 연못가에서 너무나 분위기가 좋다고 한 번 더 칭찬을 해주니 무장 해제이다.

 

피톤치드는 많이 들어봤는데 테르팬이란 말은 처음이다.

 

여기는 소나무 밭.

 

소나무 밭 데크 너머로 복수초가 지천이다.

 

그런데 사진은 영 표현이 서툴다.

 

선이 너무나 예쁜 길.

 

그렇게 많이 잘라 낸 삼나무 자리는 이젠 숲과 어우러져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표가 나지 않을 정도로 어우러졌더라.

역시 삼나무는 쑥대낭이란 이름이 무색하지 않은 느낌이다.

 

난 오늘 장생의 숲길 입구에서부터 복수초와 변산바람꽃, 노루귀를 만나고 싶었었다.

그런데 내가 길을 잘못 들어선 건지 도무지 입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출구를 찾아 그 길을 걷는데 여기에도 물론 꽃은 많이 있었지만 그 선이 예쁜 입구의 길이 참 그리웠다.

 

뜻밖에 노루 가족을 만나 아이들이 좋아했고 더구나 사람을 보고도 놀라지도 도망가지도 않으니 무척 신기해하더라.

처음엔 4마리로 보였는데 나중에 보니 5마리가 모여서 먹이 활동을 하고 있더라는.

 

유채도 그렇고 복수초도 그렇고 이상하게 이번 여행에선 노랑이에 마음을 빼앗겼다.

노란색이 왜 그렇게 선연히도 아름답던지.

 

장생의 숲길을 처음 걷는 딸은 이 길도 예쁘다 그랬는데 난 입구의 예쁜 길이 아른거려 조금 오르다 그냥 내려왔다.

사진으로 보니 여기도 예쁜 건 사실인데...

 

꽃도 못지않게 많은데 말이다.

 

한나무인데 가지가 또 다른 가지를 한 바퀴 감고 올라가는 독특한 모양새이다. 

 

이건 숙소 앞에 놓여 있는 평상인데 지압할 수 있는 조약돌을 전체 다 깔아 놓은 아이디어가 신선하더라.

누워도 앉아도 어디라도 지압해 주는...

앉거나 눕거나 무얼 해도 무척 건강해지겠다.

 

어디를 가든지 복수초가 아주 예쁜 노란색으로 지천이어서 걷는 내내 마음이 흡족하더라.

 

절물에 왔으니 약수터도 보고.

 

생이소리질도 걸어야지.

 

사실 여긴 길이 예뻐 그냥 걸으려 했던 건데 가장 예쁜 복수초를 가장 많이 만났던 곳이다.

 

데크 위에도.

 

데크 아래에도.

 

뒤를 돌아보아도.

 

앞을 내다보며 걸어도.

 

예쁜 노랑의 복수초 덕분에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어쩌자고 이렇게 예쁘단 말인가.

 

꽃도 없고 그저 길임에도 이렇게 분위기 있게 예쁘단 말이지.

 

마지막까지 예쁜 노랑이.

 

나가는 길이 임박하니 아쉬움에 걸어온 길 다시 한번 돌아보고.

 

예쁜 꽃도 다시 보고...

 

입구의 소나무 숲.

 

새우란이 사는 곳.

이렇게 절물휴양림 탐방을 마친다.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노랑 색깔 복수초를 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