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곤을동의 봄.
애정 하는 곳인데 이상하게 요 몇 년을 방문하기가 어려웠었다.
전엔 웬만하면 동쪽 코스로 제주를 돌았는데 아이들이 서쪽 애월 해안을 좋아하다 보니 그렇게 된 듯하다.
유적지라는 안내문도 말끔하고 예쁘게 만들어져 있고...
전에 여기는 말끔한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풀이 우거져 있네.
잃어버린 마을의 조감도를 보니 뭔지 모르게 먹먹한 그리움이 내 가슴을 가득 채운다.
멀리 별도봉엔 이미 봄이 찾아와 있네.
다른 마을로 나가는 길.
잃어버린 마을 뒷길.
그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았을 멀구슬나무 한 그루가 갈 때마다 의연히 서 있다.
잃어버린 마을 터엔 무슨 꽃씨를 파종한 걸까?
멀리 떠나는 비행기를 바라 보니 우리 작별의 시간이 생각이 나네.
우리도 이젠 곧 떠나야 하는데 ㅠㅠ
봄.
참 좋다.
딸이 이 길이 참 좋다 그런다.
그러니 아들이 어제 좁은 길 다닌 걸 상기하며 엄마 혼자만 좋은 길로 다니고 우린 길도 이상한 데만 데리고 간다며
한바탕 웃었다.
그래 짜식아..혼자 올 때 무서워서 못 가던 길 가족 찬스 좀 써봤다 ㅋㅋ
이 계단을 내려가면.
봄빛 푸른 예쁜 길이 기다리고 있다.
예쁜 꽃도 기다리고 있고.
예쁜 길 돌아보기
사초를 가득 품고 모퉁이를 돌아 서면
커다란 주상절리가 반겨준다.
안드렁물.
그리고 어마어마한 주상절리.
온갖 생물을 품고 있는.
내가 전에 올 땐 이런 거 없었는데 암벽 애호가들은 이 절리도 오르고 싶은 모양이다.
철재 시설물을 설치해 놓았다. ㅠㅠ
꽤 위험한만큼 기쁨과 성취감도 배가되는 모양.
다시 돌아 나오는 길.
언제 가도 아름답고 언제 가도 아늑하고 언제 가도 먹먹한 곳.
잃어버린 곤을동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