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뒷산에서 인생 벚꽃놀이
어제 벚꽃놀이를 나서보니 내가 좀 늦은 건 아닌가 싶어 마음이 급해졌다.
동네 뒷산을 다니며 딸과 같이 보고 싶은 벚꽃길을 키핑해 놓았는데 어제 비마저 내리니 더 마음이 급했던 것.
집을 나서자 마자 만난 길에서도 이미 꽃잎이 길을 덮고 있으니 말이다.
출근도 하고 게다가 접촉사고까지 나는 바람에 뒷산을 못 온 지가 근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모양이다.
그러다 보니 산엔 이미 봄이 이만큼이나...
꽃잎이 길을 다 덮어 버릴 정도이니 내 벚꽃들은 ㅠㅠ
그나마 조금은 꽃이 남아있긴 한데...
완전 꽃길을 만들어 놓았다.
에라 마음을 고쳐먹자.
누운 꽃잎도 꽃은 꽃이니 오늘은 꽃길을 맘껏 걸어보자.
마음을 바꾸니 온전히 꽃길만 걷는 인생 벚꽃놀이가 시작된다.
하긴 이런 꽃놀이는 생애 처음이다.
이야말로 인생 벚꽃놀이가 아니겠나.
꽃길만 걸어요~
바위 위에도.
의자 위에도.
온통 꽃이다.
말로는 표현이 어려워 동영상을 찍어 보았다.
그래도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을 따르지 못한다.
차마 밟기도 어려운 길인데 두 가닥의 차 바퀴 자국에 가슴이 선연하다.
오늘 벚꽃놀이중 옥에 티
어제 내린 비가 스트로브 잣나무에 작품을 남겨 놓았다.
스트로브 잣나무 위에도.
나뭇가지 사이에도 꽃은 피었다.
너무나 아름다워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다시 돌아왔다.
그래도 부족하여 여기서도 동영상을 남겼는데 무심한 새소리만 난분분하다.
그 사이에 또 다른 차가 2대나 올라오더니 길을 망쳐버렸다.
꽃잎이 밟히는 게 차마 아팠던 마음인데 바퀴가 몇 개나 힘을 합쳐 밟아 버렸으니 ㅠㅠ
그 아픈 마음을 담아 다시 동영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