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화려강산

[보은] 세상에서 두 번째로 예쁜 보청천 자전거길

꽃수수 2021. 4. 11. 21:47

두 번째로 예쁘다는 말은 첫 번째가 있단 말이겠지.

맞다 첫 번째로 예쁜 곳은 제주에 있다.

딸과 둘이 걸으며 그 얘기를 나누는데 딸이 그런다

"팔이 심하게 안으로 굽네유?" ㅋㅋㅋ

내가 제주를 좋아하여 제주가 첫번 째고 보청천이 두 번 째라는 얘기다.

근데 제주가 가장 예쁜 건 사실이다.

여기 다리 밑에서 준비해 간 김밥을 점심으로 먹었다.

바람이 제법 찬데 코로나 무서워서 차가운 김밥으로 점심을 먹자니 물 바람도 있는데 조금 추운 느낌이 들더라.

빨리 세월이 좋아져서 코로나에 해방되어 보은 맛집에서 점심을 따끈하게 먹고 이 길을 걷고 싶다고 딸과 얘기했다.

정말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이렇게 예쁜 길이 자전거 길이다.

물론 사람도 많이 걷긴 하지.

그런데 세상에 너무 예쁘지 아니한가 말이다.

2시간 여를 걸으며 예쁘다를 남발하며 다니게 되더라.

차도 없고 오로지 사람과 자전거만 다니고 길도 너무 넓지도 너무 좁지도 않다.

 

어쩐지 너무 정리된 모습이 보이더라니 가지를 많이 친 흔적이 너무나 선명하더라.

 

아기 같은 꽃 모습에 전엔 귀여움이 가득하더니 이렇게 댕강 잘린 자리와 함께 보게 되니 가슴이 시려

꽃 모습이 너무나 안쓰럽더라.

물론 나무를 위해서도 적당한 가지치기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전재하에.

나무가 스스로 불필요한 가지는 잘라버리는 낙지 기능을 갖고 있긴 하다.

 

심하게 가지치기한 모습

 

다리가 있고 도로가 있어 중간에 몇 블록으로 나뉜 모습이 역력한데 이 블록은 가지를 치지 않아 너무나 자연스럽더라.

앞 블록이 가지치기를 많이 했던 반면이라 그런지 여긴 자연스러움에 너무나 충족한 마음이 들었다.

사진으로 보니 그 모습이 그 모습으로 보이긴 한다.

 

이 길이 끝인 줄 알고 끝까지 걷자 했는데 헐~

왼쪽으로 또 다른 길이 펼쳐진다.

 

대추나무 하우스도 만나고...

 

말냉이가 어찌나 탐스러운지.

 

다리도 많이 아픈데 이젠 마지막 블록이겠지?

블록 한 곳이 꽤나 길다.

그거 하나만 있어도 꽤 좋은 명품 길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인데 이날 내가 본 블록만 해도 5-6개가 넘었다.

삼승면 쪽에도 있다는데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20Km의 거리에 4천5백여 그루의 벚나무를 심었단다.

목적은 자전거 길이었고 그 길에 벚나무를 심으신 거란다.

전에 근무하셨던 박 군수님의 작품이란다.

조성된 기간은 20여 년에 가깝다고 한다.

 

이 다리가 예뻐서 마지막 자전거 길을 또 걷기로 하였다.

산이 가까워 그런지 이 길이 다른 블록에 비해 가장 꽃이 많이 남았고 수형도 예쁘더라.

 

길에 눈이 내린 것 같다.

 

민들레가 노랗게 한창이고...

 

자전거 벚꽃길은 여기가 마지막이었다.

여름엔 나뭇잎 그늘이 시원하고 가을엔 단풍이 너무나 아름답다는.

군수님께서 좋은 정책을 사용하셔서 후세에 이런 명품길을 만들어 놓으셨으니 보은군민들은 복 받으셨네.

앞으로 계절마다 자주 이용을 하자는 다짐을 하며 오늘의 꽃길 걷기를 마친다.

딸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