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맛에 맞은 집

[제주 한림] 친정가는날의 국물이 맛있는 한방 오리 백숙

꽃수수 2021. 6. 11. 17:42

3월 온 가족 여행 때 너무나 맛있게 먹었던 친정가는날.

아마 아들은 이번 수국 여행에 이 집을 오고 싶어 따라나섰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게다.

반드시 오리 백숙을 먹고야 말리라는 말을 수도 없이 했으니 말이다.

드디어 오늘이 그 고대하던 오리백숙을 먹는 날.

미리 예약을 해 놓고 10여 분쯤 먼저 도착했는데 이렇게 정갈한 상차림이 우릴 반겨준다.

차림도 감명인데 자리마저 감성이 뿜뿜이다.

 

이렇게 정원을 내다보며 먹으라고 특별히 대접해 주시는 느낌을 받았다.

 

오리백숙과 만남.

부추의 클래스 좀 보소.

 

죽을 만들어 먹어도 좋고 그냥 먹어도 좋다는 이 찰밥이 별미였다.

처음엔 밥이 질어 보여 좀 그랬는데 조금 떠먹어 보니 눈이 동그래지는 맛이다.

 

이 국물이 아들은 그렇게 맛이 있단다.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의 국물이라나.

딸은 엄마가 들깨 가루 넣고 만들어 주는 오래 백숙이 더 맛이 있다 그러고.

 

거의 다 먹을 무렵 찰밥을 넣고 죽을 만들어 먹으니 그 또한 별미더라.

물론 3월처럼 아주 맛있었던 배추 김치와 파김치가 없어 그때의 그 감동을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제주의 첫끼를 맛있게 먹으며 다음 날도 만나게 될 또 다른 맛집들에 기대감이 자못 크다.

 

식사 후에 소화도 시킬 겸 월령리에 갔다.

칠흑 같은 어둠에 크게 두려움이 다가왔는데 아이들이 좌청룡 우백호가 되어 주니 플래시 불빛을 의지해 산책을 한다.

데크 바닥에도 불빛이 있어서 플래시가 크게 도움은 되지 않았지만 뭔지 모를 든든함의 불빛이 되어 주더라.

 

무섭기도 하고 운치도 있었던 짧은 산책 시간이 순간의 행복감을 전달해 준다.

안개인지 해무인지 불빛이 없으면 한 치 앞도 보이지가 않더라.

제주의 깜깜한 밤은 정말 무섭고 막막하고 두려움의 대상이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게 잠깐의 산책을 마치고 숙소에 도착하였다.

3월에 너무 좋은 느낌으로 남아있던 라온 리조트 호텔.

이번엔 3인실을 예약했는데 나도 그렇고 딸도 3월의 4인실 보다 훨씬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숙소가 낡아서 화장실 문이 고장 나서 난감했던 일 외엔.

 

다음날 아침 안개 짙은 숙소 주변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