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안덕] 2년 만에 다시 보는 동광리 수국
제주 수국을 생각하면 늘 그리운 장소이다.
이 꽃을 가꾸신 분과의 대화가 그립고 장소가 그립고 꽃이 그리웠던.
여전히 풍성하고 정갈한 모습으로 반겨주는 꽃들이 참 고맙고 반가 웁다.
2년 만에 다시 보니 많이 변해있었다.
물론 훨씬 풍요롭고 아름답게.
입구 밭의 아기자기한 미니 대문엔 덩굴장미가 많이 자라 꽃이 풍성해졌고 기생초는 아직 피지 않았다.
기생초와 수국이 어우러지면 한결 좋은 색감으로 만날 수 있는데 좀 아쉽긴 하다.
사진으로 볼 때 여기가 참 궁금했었는데 직접 보니 새로이 조성하신 곳이었다.
얼마나 많은 노고가 계셨을까.
무료로 보면서도 크고 작은 다툼이 발생을 하는 걸 직접 보아서 돌아서는 마음이 참 아프더라.
가꾸신 노고를 생각한다면 조금의 배려와 질서 정도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
내가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땐 이른 아침이라 그랬고 그때만 해도 지금보다는 덜 알려졌기에 한적했었는데
이번엔 도착하자마자 사람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다.
되도록 사람이 나오지 않게 찍으려고 한참을 기다리는데 주인님이 나오신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하니까 마스크도 썼고 세월이 2년이나 흘렀으니 처음엔 못 알아보시더니
목소리가 기억난다며 나는 잊었는데 그때 내가 직업을 말씀드렸는지 내 직업까지 기억하시는 게 아닌가.
얼굴은 기억 못 해도 목소리로 기억하신다며 내가 그때 아탈리안글라스를 질문했었는데 그것까지 기억하고 계시더라.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데 예의 없이 구는 분들이 간혹 계시다며 도를 넘는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맘이 아팠다.
사람이 너무 많아 사진은 포기하고 꽃구경만 하고 돌아선다니까 조금 기다렸다 찍고 가라 신다.
뭔가 모를 배려를 받는 것 같아 마음이 따스해지더라.
새로 조성한 곳은 웨딩 촬영을 위한 유료의 공간으로 활용하실 계획이신 거 같았다.
잔디와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길이 수국과 너무나 잘 어울리던.
돌아 나오며 아쉬워서 같은 장소를 찍어 보았다.
또 돌아 서기 아쉬운 마음에 옆으로 돌아가니 이런 모습.
내 생각인데 저 다리는 웨딩 촬영 장소로 곧장 들어가는 다리가 아닌가 싶다.
물론 지금은 폐쇄가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