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제주여행

[제주 한림] 나 이거 엄청하고 싶었어 근데 좀 어지럽네

꽃수수 2021. 7. 26. 13:54

제주에 반하고 지금은 몇 번을 방문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많이 갔지만 여름 방문은 처음이다.

초창기 제주 방문때마다 가졌던 다짐은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매력을 느끼고 싶어 1년 12개월을 월로

나누어서 방문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었는데 그동안 4월, 7,8월을 제외한 나머지 달엔 제주를 방문했었다.

이번에 7월에 방문을 했으니 이젠 4월과 8월에만 방문을 하면 그 소망을 이루는 셈이 되네.

처음엔 곶자왈에 빠져서 곶자왈 방문을 위주로 다녔었고 그러다 오름에 빠졌었고 계절을 달리하며 피어나는 꽃을 따라

다녔던 게 그동안 내 제주 여행의 패턴이었다.

그런데 가족과 함께 제주를 여행하며 애들이 좋아하는 해안도로 드라이브에 제주 여행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듯했었다.

제주를 다녀와도 다녀오지 않은 것보다 못한 제주 앓이를 오히려 다녀오고 나서 더 심하게 앓게 되었었는데 다만 가족과 함께 했다는 그 마음 하나로 만족감을 느끼곤 했었다.

그런데 횟수가 거듭될수록 나도 점점 바다에 빠져들고 있었는데 처음엔 그 마음을 인지하지 못했었다.

결국은 그 바다에 발을 담그고 싶다는 생각까지 발전을 하였고 이번엔 7월 방문이니 바다에 발을 담그자는 목표를.

목표를 세웠으니 약간의 준비를 했는데 그게 신의 한 수였다.

그 첫 번째 장소는 개인적으로 함덕 다음으로 좋아하는 금능해변이다.

도착하니 마침 물이 들어오는 시간이라 위험하니 들어가지 말라는 방송이 연신 나오고 있었다.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 괜찮으려니 하며 아들과 이 끝에서 반대편 끝까지 걸었는데 처음엔 신발을 신고 걷다가

모래 감촉이 너무 좋아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런데 처음이라 그런지 파도가 오고 가는 일렁임에 어지럼증이 느껴져서 다소 위험한 듯했으나 그로 인해

멈추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 내내 걸으며 행복함에 젖었다.

위험하니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방송이 한 바퀴 도는 내내 연신 나오는데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의식도 하지 않는다 ㅠ

아직 비가 내린 후유증이 남아 있어 시야는 흐리다.

멀리 비양도가 보이는 풍경.

물이 들어오는 시간이라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파도가 밀려왔다 나가고 난 후의 모래는 부드럽기가 그지없다.

 

이 신발을 챙겨간 게 신의 한 수였다.

물론 손에 들고 다닌 시간이 더 많았지만 일단 미끄럽지 않아서 갯바위를 걸을 때도 좋았기 때문이다.

 

고무로 만들어져 감촉도 좋고 참으로 편안하고 물에 젖어도 상관이 없는 가격도 착한 신발.

 

구름이 점점 걷히고 비가 내린 후라 덥지 않아 첫날의 날씨에 매우 만족했고 4일 내내 이런 날이었으면 좋겠다고

더위를 심하게 타는 아들이 말했다.

 

한 바퀴를 돌고 모래를 닦을 수 있는 수도에서 발을 씻고 나니 기분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는 거다.

앞으로 남은 3일 동안 1일 1 바다를 하자며 아들과 다짐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