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대포연대 산책로와 걷기 좋은 공원
아침을 먹었는데 날씨가 예사롭지가 않다.
너무 더워서 어딜 가기도 그렇고 가지 않자니 시간이 아까워 바닷가 길로 드라이브나 하기로 하였다.
지나가는데 얼핏 그동안 내가 가려고 킵해놓았던 중문 축구장이 보이는 게 아닌가?
햐~타이밍 기가 막히네
일부러라도 찾아오고 싶었던 곳인데 제 발로 나타나다니 ㅋㅋ
이 길을 쭉 걸어 나가면 바로 바다가 나온다.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공원 같은 게 나오고 왼쪽으로 걸어가면 바다도 나오고 대포 연대도 나온다.
바다의 모습은 이렇게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황홀하다.
날씨는 더웠으나 바다 바람이 시원했고 나무 그늘이 간간이 있어 걸을만 했다.
천선과가 이렇게 많이 달린 건 처음 보는 거라서.
야자수는 제주에서 빛이 난다.
걸으며 너무 예쁜 바다도 바라봐주기.
협죽도가 제법 많은 꽃을 피웠는데 사진엔 잘 안 나타나네.
걷기 좋은 길들이 이어지는데 햇빛이 너무 강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저 길을 쭉 걸어가면 주상절리도 나오고 그러는 모양인데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돌아 나와 아까 가지 않았던 왼쪽 방향으로 가보기로.
바다 너무 예쁜 거 아님?
대포 연대.
올라가 보고 싶은데 입구에 출입금지라는 안내판이 있어 그냥 지나쳤다.
올라가 보고 싶은데 못 올라가니 아쉬운 마음에 옆모습이나마.
물놀이하는 사람들이 있어 나도 엊그제의 일들이 떠올라 잠시 구경을 하였다.
그런데 지금 사진을 보니 도리빨이라는 곳이 여기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 검색해 보니 맞는 거 같다.
다른 사진을 보니 물이 이렇게 까지 없던데 이 날은 물이 들어온 시간이었던 모양이다.
하릴없이 바다만 바라보다 돌아 나오는데 도민으로 보이는 어느 분이 대포 연대에서 내려오시는 게 아닌가.
반가운 마음에 거기 올라가도 괜찮으니 여쭈니 그럴걸요? 하시길래.
조심조심 올라가 사진도 조심조심 모서리 부분만 찍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럴 것도 아닌 게 정말 출입금지 지역이라면 입구를 봉쇄했겠지 ㅋㅋ.
워낙 숲이 우거져 연대에 올라서 찍었는데도 조망이 나무라니 ㅋㅋ
그리고 너무 더워 더 걸을 수 없어 바닷가 길로 드라이브하기.
이 길에서 지금껏 어느 때 보다 가장 가까이에서 범섬을 만나는 거 같다.
우린 이 길을 차로 달렸지만 덥지 않은 계절에 방문하면 걸어서 바다를 누리는 것도 참 좋을 법한 길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숨은 해안도로를 많이 만났고 그만큼 또 내가 작아지는 것 같은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제주는 정말이지 양파 같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