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화려강산

[부안 여행] 줄포만 생태공원

꽃수수 2021. 9. 4. 16:16

날씨가 더워진 탓에 더위를 핑계로 8월 한 달은 휴일마다 뒹굴거렸다.

뒹굴거리는 것도 한계에 다다른 시기인데 바람도 시원해지고 부안에 상사화가 만발했단 소식을 접했다.

봄부터 마실길이란 곳이 자꾸 뇌리에 맴돌아 내 마음에 담아 두었던 곳이라 혼자 다녀오기로 하였다.

물론 혹시나 싶어 가족들에게 미리 언질을 주었지만 아무도 가겠다는 사람이 없어 역시 혼자 다녀오기로 맘먹었는데

전날 저녁에 아들이 운을 떼기를 바다낚시 가자고 아빠를 부추기는 게 아닌가.

한편으론 좋기도 하고 한편으론 걱정도 되는 게 같이 가면 내가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오며 가며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좋은데 가족들은 나처럼 걷는 걸 크게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동행하면 언제나 차에서 기다리고 나만 다녀오게 되니까 맘껏 다니기엔 기다리는 사람들 덕에 맘이 불편하니

제대로 주변을 느끼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또 한 가지는 점심을 먹고 나면 집에 가자하니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다 가기가 눈치 보이고 어렵다는 점이다.

하지만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반대로 맘을 먹고 다녀오기로 하였다.

운전을 안 해도 되니 오며 가며 경치를 즐기기로 하고 가족이 함께 한다에 비중을 두는 걸로 말이다.

여행을 다녀 보면 어느 곳이든 목표했던 곳만 다녀오는데 나중에 알고 보면 바로 주변에 가볼 만한 곳이 꽤 있더라는 걸.

그래서 언제나 떠나기 전에 주변 검색을 단단히 해서 떠나는 편인데 그렇게 정해진 곳 1번이 여기 생태공원이다.

생태공원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더욱 순서에 넣은 곳.

 

이중에 오늘 내가 갈 곳은 적벽강과 수성당 그리고 송포항이다.

 

부안 생태공원이라고 알고 왔는데 이렇게 근사한 이름을 갖고 있는 공원이더라.

게다가 와서 보니 이곳은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어 있어 보는 순간 꽤나 가슴이 두근거리더라.

 

여고를 졸업하는 날 친구랑 둘이 졸업 여행을 간다고 대전역에서 부산 가는 마지막 무궁화호를 탄 적이 있다.

아~그때는 비둘기호였었던가?

그때의 목표 장소는 이름조차 감성 돋는 을숙도였었다.

새벽에 부산에 도착했고 을숙도에 어찌어찌 갔었는데 당시엔 배를 타고 을숙도에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

배를 타고 이렇게 생긴 물길을 따라 들어갔는데 무섭기도 하고 어찌나 낭만스럽던지 가슴이 콩닥콩닥 했던 추억이 있다.

여기 줄포만 생태공원을 걷는 내내 그때 생각이 나서 내 마음은 잠시 그리움으로의 여행을 떠났다지.

 

생각보다 검색했던 거보다 공원의 규모는 꽤 컸고 테마별로 잘 꾸며져 있단 생각이 들었다.

우린 람사르 교를 통해 들어갔는데 조금 들어가니 이런 모습.

해바라기가 꽤 심어져 있었는데 이미 지고 없어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핑크 뮬리는 아직 한참 이르고.

 

그나마 몇 가닥의 핑크 뮬리가 명색을 유지하고 있더라는.

 

하늘이 참 예쁜 날이었다.

 

농산물 판매장과 먹거리 장터가 운영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넓고 좋은 공원에 원래 그랬는지 코로나 시국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사람이 거의 없었다.

 

멀리 뭔가가 보인다.

 

아이들 놀이터도 보이고.

 

 

코스모스는 아직 좀 이른 시기이다.

해바라기가 한창일 때는 참 예뻤었겠다.

 

건너편 다리엔 해바라기 밭이 있었는데 건너다보니 지난 비와 태풍에 해바라기가 누워 있기에 패스하기로 하였다.

 

라벤더 밭.

 

뭔가는 바로 이 소원의 벽이었다.

드라마를 위해 만들어진 것인지???...

 

길은 걷기 좋게 만들어져 있고 자꾸만 그다음이 궁금해지니 더 걷고 싶었지만 아들이 차에서 기다리니 그만 돌아가기로

 

갈대숲이 꽤 면적이 넓게 형성이 되어 있었다.

 

양옆으로 갈대숲을 끼고 걷는 길.

역시 이용자가 많지 않아 그런지 내 느낌으로 관리는 조금 부실해 보였다.

 

돌다 보니 아까 그 해바라기 밭도 다시 만나 진다.

 

갈대밭에 만들어진 탐방 데크.

갈대 잎이 길을 덮을 지경이라 더 들어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물길이 참 감성적이다.

자꾸만 을숙도가 생각이 나더라.

 

패스하였지만 돌다 보니 뒤편으로 해바라기 밭을 오게 되었네 ㅋ

누워있는 해바라기를 보니 마음이 좀 짠하다.

 

다리 밑으로 보이는 배를 보니 저 배로 여기 갈대밭 사이에 난 길을 탐방하는 게 아닌가 싶더라.

 

갈대밭에 억새도 피고 이젠 가을 분위기가 조금씩 나고 있다.

 

화장실이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어졌다.

 

생태공원 건너편엔 줄포만 갯벌이 있다.

 

줄포만 갯벌 전망대.

계단이 끝에 있어 갯벌 체험도 가능한 거 같더라.

그래서 내려가 보았는데 생각 없이 갯벌을 걷다가 왼발이 푹 빠졌는데 발 빼기가 영 어려운 게 아닌가.

간혹 티브이에서 갯벌에 빠지면 발 빼기가 어려워 보이던데 실제로 빠져보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더라 ㅋㅋㅋ

겨우 왼발을 뺐는데 이번엔 오른발이 빠져 버리는 게 아닌가 ㅠㅠ

전화기에도 양쪽 신발에도 바지에도 뻘을 잔뜩 묻히고 결국은 얼마 걷지도 못하고 돌아 나왔다는 ㅋ.

 

실은 난 퉁퉁마디라 불리는 저 빨간색 갯벌 식물이 궁금하여 들어가 보고 싶었던 건데.

 

아쉬움을 버리지 못해 도로 위를 걷는데 이런 길이 보이지 않는가.

반갑기는 한데 아무나 들어가도 되는지를 몰라 살금살금 들어가니 근처에서 낚시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마음 놓고 들어가 보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 식물은 검색을 해보니 나문재라는 식물에 가까워 보이는데 자세한 건 나도 잘 모르겠다.

퉁퉁마디는 아닌 걸로 보인다.

암튼 실제로는 빨간색이 꽤 예뻐 보였는데 사진은 역시.

 

아까 내가 내려갔다가 발이 빠졌던 전망대 근처 갯벌.

 

다음에 또 방문할 기회가 된다면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이 생태공원의 곳곳을 탐방하고 싶은 생각을 남기며

다음 여행지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