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 오묘하고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는 광평리 행기소
속살만 본다는 제주 여행의 목표
특히 이번 여행은 일행도 많고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무서웠기에 진짜 속살만 파고들었던 여행이다.
그런데 제주는 정말이지 속살을 파면 팔수록 새로운 곳이 나오는데 대체 그 끝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매력이 넘친다.
난 인스타를 하진 않지만 인스타에 올라오는 사진들도 다 유행따라 흐르는 거 같더라.
한동안 이 장소도 그런 장소였던 모양인데 우리가 방문한 날은 아무도 보이지 않아 더 오붓하였다.
오롯이 우리 넷만의 숨결.
그리 높지 않은 계단을 내려간다.
이내 나타나는 신비로움.
내가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그 평범하던 느낌이 아니었다.
역시 사진의 한계였던 것이다.
제주는 바닷가는 말할 것도 없고 천마저도 오묘하고 그저 신비로울 뿐이다.
사진의 한계.
제법 넓고 물이 탁해 그런지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한때는 이 물도 식수원이었다는데 지금은 물론 식수로 사용하지도 않고 적어도 우리가 방문해 본 경험으론
사람도 많이 찾지는 않는 모양새였다.
그래서 우린 더욱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지.
제주의 바위 탐사가 좋은 점은 바위가 미끄럽지 않다는 것이다.
물기를 가득 머금었음에도 울퉁불퉁한 덕분에 조금만 조심하며 다녀도 비교적 안전한 탐사였다.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왔던 건 며칠 내린 눈과 비 덕분인지 물을 품은 웅덩이 같은 바위가 꽤 많아 보기에 좋았다.
원래 그런건지는 나도 처음 방문이라 잘은 모르겠지만 말이다.
특히 이날은 바람조차 잠잠하여 물에 비친 반영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흔들림이 전혀 없다.
친구들이 모두 올라가고도 난 한동안을 머물렀다.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은 연유이다.
다음에 나 혼자 오면 한참을 머물러도 아주 좋을만한 장소였다.
물론 혼자오면 무섬증이 도지긴 하겠지만.
관리가 되지 않은 아름답지 못한 흔적.
바람에 날려 온 걸까?
입구에 있는 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