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보름살기

[안덕] 오묘하고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는 광평리 행기소

꽃수수 2022. 1. 24. 22:11

속살만 본다는 제주 여행의 목표

특히 이번 여행은 일행도 많고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무서웠기에 진짜 속살만 파고들었던 여행이다.

그런데 제주는 정말이지 속살을 파면 팔수록 새로운 곳이 나오는데 대체 그 끝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매력이 넘친다.

난 인스타를 하진 않지만 인스타에 올라오는 사진들도 다 유행따라 흐르는 거 같더라.

한동안 이 장소도 그런 장소였던 모양인데 우리가 방문한 날은 아무도 보이지 않아 더 오붓하였다.

오롯이 우리 넷만의 숨결. 

그리 높지 않은 계단을 내려간다.

 

이내 나타나는 신비로움.

내가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그 평범하던 느낌이 아니었다.

역시 사진의 한계였던 것이다.

제주는 바닷가는 말할 것도 없고 천마저도 오묘하고 그저 신비로울 뿐이다.

 

사진의 한계.

제법 넓고 물이 탁해 그런지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한때는 이 물도 식수원이었다는데 지금은 물론 식수로 사용하지도 않고 적어도 우리가 방문해 본 경험으론

사람도 많이 찾지는 않는 모양새였다.

그래서 우린 더욱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지.

 

제주의 바위 탐사가 좋은 점은 바위가 미끄럽지 않다는 것이다.

물기를 가득 머금었음에도 울퉁불퉁한 덕분에 조금만 조심하며 다녀도 비교적 안전한 탐사였다.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왔던 건 며칠 내린 눈과 비 덕분인지 물을 품은 웅덩이 같은 바위가 꽤 많아 보기에 좋았다.

원래 그런건지는 나도 처음 방문이라 잘은 모르겠지만 말이다.

 

특히 이날은 바람조차 잠잠하여 물에 비친 반영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흔들림이 전혀 없다.

 

친구들이 모두 올라가고도 난 한동안을 머물렀다.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은 연유이다.

다음에 나 혼자 오면 한참을 머물러도 아주 좋을만한 장소였다.

물론 혼자오면 무섬증이 도지긴 하겠지만.

 

관리가 되지 않은 아름답지 못한 흔적.

바람에 날려 온 걸까?

 

입구에 있는 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