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 오름 초보에게 추천하고 싶은 궷물오름
가족과 함께 자주 가게 되니 오름이 점점 멀어지게 되었었다.
12월에 지인과 오름 투어를 하고는 예전에 오름에 열광하던 시절이 떠올랐고 오름에 대한 애정이 솟아난다.
다리가 아픈 친구가 있어 이번 여행에선 오름을 거의 배제했었는데 돌아갈 날이 가까우니 쉬운 오름 하나 방문한다.
쉬움에도 아직 방문하지 않았던 궷물오름을 택하였다.
공항에서 가까운 위치도 한몫했다.
주차장도 잘 되어있어 괜히 마음이 푸근하다.
처음은 비교적 걷기 쉬운 길로 시작한다.
예쁜 억새가 감성을 자극하고.
조금 걷다 보니 오른쪽으로 오솔길이 나오길래 이왕이면 예쁜 길로 걷자고 들어갔다.
억새도 예쁘고 길도 예쁜데 길이 질척거리고 개 응가를 비롯하여 사람 00까지 ㅠ
전엔 오름에 소나 말의 응가가 많아 불편하다 생각했었는데 이젠 개와 사람 응가까지 있으니 영~
속히 큰길로 복귀를 하고 말았다.
그냥 깨끗하고 걷기 좋은 길로 쭉 올라갔다.
그런데 약간의 경사가 있긴 하였다.
걷다 보니 이런 길이 또 나오는데 혹시 아까 우리가 들어갔던 길이 이렇게 연결되는가 싶었다.
족은 녹고뫼 오르는 길이 궁금하여 친구들은 궷물로 보내고 조금 올라 보았다.
여긴 다음에 오를 후보지.
자연 체험 학습장엔 여러 개의 평상이 놓여 있다.
족은녹괴뫼와 궷물이 나뉘는 곳에 정자가 있었다.
백중제를 올리는 제단.
제단 위에서 내려다보니 이런 물이 보이길래 내려와 보았다.
정보가 없으니 아마도 제단을 올라 보지 않았으면 못 보았을 터였다.
연못은 두개가 있었다.
샘의 발원지인 듯.
이게 있어서 이 오름의 이름이 궷물이 된 건가 싶더라.
연못은 이런 길들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드디어 궷물오름을 향하여 올라간다.
6월에 오면 꽤나 예쁜 길이 되겠다.
이 오르막을 오르니 이내 테우리 막사가 나온다.
테우리 막사.
막사 내부.
올라오다 친구들과 마주쳤는데 이 막사까지만 보고 돌아오는 중이라고 하였다.
아래로 내려가면 연못도 있고 하니 거기서 사진 찍고 놀고 있으라 일러 놓고 난 아쉬움이 남아 정상까지 오르기로.
정상이 훤히 보이는데 경사는 제법있는 길이었고 역시 그리 길지는 않았다.
올라온 길 내려다 보기.
정상인 모양이다.
제법 웅장한 시설물이 보이는데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녹고뫼가 훤히 보인다.
산불 감시 초소.
아직도 억새가 이리 예쁜 걸 보니 제철에 오면 정말 근사한 풍경을 볼 수 있을 테다.
궁금한 거 참기 어려운 1인이라 더 진행해 보기로 한다.
에게?
여기가 궷물 정상이라고???
짧은 내 다리보다도 더 작은 정상석.
이쯤에서 친구들에게 돌아가야 하는데 끝까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조금 더 진행하는데 이젠 내리막길이다.
기다리는 친구들에게도 마음이 급하고 내리막길이니 다시 올라올 일이 생각만으로도 숨이 차서 발길을 돌렸다.
그냥 사진만 한 장 남기고 미련 없이 돌아섰다.
급히 발길을 돌리는데 지름길로 보이는 길을 발견하였다.
아니면 다시 올라와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조심스레 아래쪽을 살피며 내려가는데 아까 그 정자의 머리 부분이 보인다.
그리고 아까 연못을 둘러볼 때 위로 오름 직한 길을 보았기에 더 자신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거의 다 내려올 때쯤엔 조릿대 길이 있었다.
그리고 계단.
내려와서 아무리 둘러보아도 친구들이 보이지 않아 전화를 해보니
친구들은 그냥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녹고뫼로 오르는 길이 궁금하여 올라가고 있다지 않은가.
그럴 거면 같이 동행했음 정말 좋았을 텐데 말이다 ㅠ
조금 올라가 보니 친구들이 노랠 부르며 흥겹게 내려오고 있는 모습에 안달했던 내 마음이 안도와 더불어
반가움이 배가가 되더라.
연못 한번 더 내려다보고 즐거운 오름 탐방을 마친다.
올라 본 결과 오름 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을 것 같고 특히 억새가 예뻐 억새 철에 다시 오고 싶은 오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