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이리 일이 한꺼번에 되었는지.
남편이 6월에 새 직장을 얻었고 추석 연휴에 가게가 정리되었다.
그리고 이사.
방학을 하여도 남편이 가게를 운영할 땐 난 방학이 없었다.
어느 부분 내가 남편을 도울 일이 있으니 다만 출근 시간이 좀 자유로울 뿐이지 늘 마음이 분주했다지.
힘들었던 건 가게가 밤 10시나 되어야 마친다는 거.
한꺼번에 정리가 되어 버리니 난 진정한 휴가를 얻었다.
그동안엔 티비를 볼 시간이 없었다.
가끔씩 직장 동료들이 드라마 얘기나 연예인 얘길 하면 난 그저 알아듣질 못하니 뚱하니 어색한 웃음만 날릴 뿐.
보지 않게 되니 점점 흥미도 관심도 없었는데 한 번 보기 시작한 티비는 점점 장르를 넘나 든다.
그러고 보니 난 학창 시절에도 집에 있을 시간이 별로 없어 영화나 티비랑 거리가 멀긴 했었네.
아이들이 요즘 많이 본다는 넷플릭스를 통하여 학창 시절에 유행했던 영화도 애니메이션도 거의 내가 티비를 독점한다.
티비를 끼고 살게 되었다.
하지 않던 일을 하니 가끔은 뭔가 마음이 불안하긴 하지만 난 나에게 타이른다.
다시 출근을 하면 이런 시간이 어림없으니 맘껏 즐기라고.
그래서 난 요즘 진정한 휴가를 얻었다.
십 년만이 아니고 아마 내 인생에 처음 있는 일이지 싶다.
요즘 티비 화질도 엄청나다.
배 고프면 먹고 시간나면 티비보고 티비보다 졸리면 자고...
난 요즘 아무 것에도 거리낄 것이 없는 진정한 휴가를 즐기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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