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제주 여행 71

조함해안도로 그리고 안녕 제주 ㅠ

비 탓도 있었지만 억새 여행 때 막상 억새를 많이 만나지 못했었는데 정작 이번에야 흐드러진 억새를 많이 보았다. 여기도 억새가 꽤 멋들어진 장면을 연출해 주는 곳인데 많이 없었는데 그때에 내가 시간을 잘못 맞췄다는 생각이 이번에 많이 들었다. 여기 주변에도 억새가 꽤 많이 보이더라. 바람이 엄청세고 날이 흐려 사진이 희미해 그렇지 사진엔 그렇지만 선명한 동백이 여기서 깜빡 선연한 귀여움을 선사한다. 동백 네가 거기 있었구나 이렇게 조함해안도로를 달리며 이래저래 놀다가 3시쯤 차를 반납했다. 제주 렌트카 기준이 1일 24시간이니 처음 내가 빌릴 때 20시여서 반납도 20시로 하였지만 4시 반 비행기라 그리한 것이다. 그렇게 한 연유는 전에 내가 혼자 가며 돌아오는 비행기 시간에 맞춰 24시간을 채우지 않고..

[제주 조천] 쇠물깍

겨울 제주 여행에선 가능하면 막 비행기는 예약하지 않는 게 좋다. 혹시라도 공항이 폐쇄되거나 결항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엔 눈물을 머금고 4시 반 비행기로 예약을 했었다. 한 낮인데 제주를 떠나려면 너무나 슬프지만 만약을 위함이니 안전으로 가자고... 쑥빵을 넉넉히 사서 간식으로 몇 개 먹고 남겨서 집에 가져가면 남편도 이 빵을 좋아하니까 그러면 저녁은 대전서 먹어도 되겠기에 가보니 대기는 길지 않은데 쑥빵은 20분을 기다려야 한다네 ㅠㅠ 시간도 아깝거니와 비행기 시간도 늦을 듯하여 쑥빵은 포기. 전부터 제주에 가서 여건이 되면 꼭 사 먹곤 하는데 지금은 여기도 대기가 길어서 먹기가 수월찮다. 해안 따라 드라이브 즐기며 공항으로 여유 있게 가자고. 일단 함덕에 잠시 섰다. 아~ 어쩔 거야 ..

[제주 조천] 숲의 기억-동백동산

한동안 찾지 않았던 동백동산. 여기엔 가족과의 추억이 많은 곳인데... 곶자왈에 빠져 있던 시기엔 제주 갈 때마다 들렀던 곳인데 내가 다리가 아파지며 점점 걷는 게 부담스러워졌고 지금은 웬만하면 가족과 같이 가다 보니 바닷가를 선호하는 가족에 맞춰 내 욕심을 내려놓으며 점점 멀어진. 해안도로로 나가다가 이정표 하나에 어떤 추억이 한 조각의 비늘처럼 떠올라서 방문 여전히 든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었구나. 반갑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이 안내표도 세월을 고스란히 품고 있네 아~그래. 어쩜 너를 그렇게 잊고 지냈다니 ㅠㅠㅠ 이렇게 예쁜 곳을. 여기도 변화의 바람을 비켜가진 못했구나 어느 날부터 유행처럼 오름에 깔리기 시작한 야자 매트. 수년 만에 육지에도 꽤 많이 보인다. 하긴 내가 근무하는 산림욕장에도 이런 ..

조천리 동백

검색중에 알게 되어 내 치부책에 들어 있던 곳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규모가 훨씬 컸다. 집(공장으로 보임) 주변에 애기동백 울타리가 꽤 크고 많았다. 밭엔 유채 희망이로 보였는데 일부러 들어가진 않아 잘은 모르겠다. 사진엔 나타나지 않았는데 집 뒷쪽으로도 동백 울타리가 꽤나 궁금증을 유발하더라. 가볼 수는 없으려나? 지의류가 이렇게나 풍성한 걸 보니 꽤나 공기가 좋은 동네인 모양이다. 내가 근무하는 곳의 산책길에도 지의류가 꽤 많이 보이는데 그걸 본 실습생이 왜 바위에 시멘트 칠을 했나 모르겠다며 무슨 표식이냐 내게 묻기에 설명해 주고 같이 온 실습생들과 한참을 웃었다지. 그렇게 모르던 것을 알아가는 재미가 살아 가면서 참 쏠쏠하다. 나 역시도 아직 모르는 거 투성이고. 길에는 이렇게 토종동백 아니 일찍..

제주에 살아보고 싶은 집 두 곳

제주에 살고 싶다는 강력한 소망을 가지고 있는 나. 여건만 주어지면 언제라도 갈 수있는 마음의 준비가 완벽한데 ㅠㅠ 집 주인의 허락을 얻지 못하여 주저스럽긴 하지만 너무나 이쁘고 이뻐서... 혹 보시고 원치 않으시면 바로 내릴 각오로. 현무암과 화산송이의 조화로움. 캬아~기가 막히다. 창문에 덧달은 정겨운 나무 문짝 때에 따라 닫아 두면 보온과 보냉에 탁월하겠다. 외관 또한 탁월하고. 집 둘레와 화단에 각종 꽃들. 동백꽃 피고 나면 집 주위가 환하겠네. 집 주인의 성품닮아 집 앞 골목조차 정갈하고 정감있고. 아~ 부러워라. 여긴 바로 앞이 바다. 저 철망 아래로 간조 시간엔 물이 들어오고 나가고. 여기 집 주인분도 집 꾸미기에 일가견이 엿보인다, 물이 들어왔다 나갔다가... 이렇게 이쁜 집이 아니라도 좋..

[표선] 유채꽃 프라자

성읍에 도착하여 밥을 먹으려니 오픈하려면 아직은 시간이 애매하다. 사진도 찍고 여유롭게 왔는데도 워낙 출발이 일러 그랬나 보다. 그래서 가을 억새 여행 때 미련을 두고 갔던 곳을 다시 가보기로 하였다. 내심 기대를 하던 곳인데 토종동백이라 방문 시기가 일러도 너무 일러부렀넹 그렇지만 이 늠름한 자태에만도 이미 마음은 만족이다. 여긴 3월을 도모하기로 하였다. 20년도 나의 계획은 7-8월만 빼고 한 달에 한 번 제주를 방문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7-8월은 습도가 높고 사람도 많고 경비조차 많이 들으니까 ㅋㅋ 어? 겹동백인가 보네??? 3월에 만나자규 지난 억새 여행 때 모지락스런 비 때문에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던 곳. 와아~ 비도 비도 그런 비는 내 생전에 첨이었다 ㅠㅠ 아니 그런 비엔 내가 외출을 ..

[표선] 성읍리 동백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았네. 작년에 성읍에서 만난 동백도 보고싶고 팥국수도 먹으려고. 간밤에 검색하니 팥국수는 10시부터 식사가 가능하시다길래 좀 이른 점심을 겸하자 했다. 성읍으로 가는 길에 꽃에게만 왕방울인 내 레이더에 포착된. 꽤 긴 거리였는데 남의 집 밭이었다. 물론 도로가이니 주차 시설 역시 전무하고 사진 몇장 건진다고 갓길도 따로 없는 길에 비상등을 켜고 주차를 ㅠㅠ 나같은 사람이 참 문제인데 말이지 나름으론 최대한 갓길로 붙여서 주차를 한다고는 하였으나... 이렇게 잽싸게 사진 몇장찍었는데 내 비상등 주차를 보고 누군가 또 비상등을 켜고... 파릇하게 보이는 저 애들은 유채 희망이들이었다. 그래서 들어가진 않고 길에서만. 이미 누군가 나같은 짓을 하셨던 흔적. 에구 다 좋은데 그래도 흔..

신흥리 일대 동백

신흥리로 동백을 보러 갈 땐 이 농원을 네비에... 상당히 귀찮으실 만도 한데 마주치는 그 누구도 싫은 내색이 없으시다. 많이 팔아주진 못해도 일부러 여기에서 귤을 사 먹기도 하고 가끔은 택배로 주문을 넣어 내 고마운 마음을 다소나마 전해드리는 곳. 날이 흐려 그런지 내가 좀 일러 그랬는지 동백 색깔이 선명치가 않네. 가까이 다가 서니 좀 낫네 동백 명소로 잘 알려진 그 길은 날도 스산하고 인적도 없고 아직은 동백이 이른 듯도 하여 그냥 차로만 달렸다. 1월에 가족과 오면 그땐 좀 걸어야지 아직은 애기애기한 농원도 신흥리를 돌다가 만나고 수년이 흐른 다음엔 여기도 명소가 되었겠지? 작년에 이 밭에 동백나무처럼 생긴 나무가 있었는데 맞나 모르겠다. 그때 내가 봤을 땐 동백나무로 보였는데 꽤 키가 큼에도 불..

[제주 남원] 해국을 보려다가

신흥리로 동백을 보러 가는 길인데 불현듯 드는 생각 하나가 있었으니. 이맘때쯤 큰엉 해안에 해국이 만발했었던 기억이 나더라. 날짜도 그때와 비슷하네. 잠시 들러 점심도 먹고 가려고 방향을 바꿨다. 가는 길에 표선 해수욕장의 갯국도 보고 화장실도 들리려 잠시 주차를 했는데 바람이 어찌나 세었는지 차에서 내리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더라. 갯국 참 예쁘다. 내가 애정 하는 남원의 해장국 집인데 영업 종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해국 구경보다 밥을 먼저 먹기로 했다. 방문하니 역시나 내가 마지막 손님이었다는. 언제 먹어도 깔끔하게 간도 잘 맞고 맛있는 집인데 여길 먹으려면 시간 관리를 잘해야 한다. 아쉬운 점이 제주 대부분의 해장국 집들이 오후 4시만 되면 영업을 마치는데 이 집도 마찬가지다. 워낙 일찍부터 ..

광치기 해변 일대

그냥가려하니 풍경도 그렇지만 갯쑥부쟁이가 무진장 궁금하더란 말이지 12월 초의 제주는 온통 노랑노랑하다. 감국, 좀 늦은 털머위, 좀 이른 유채, 역시 이른 유리호프스가 온통 노랑 물결을... 늦둥이 쑥부쟁이가 이나마 기다려 줘서 애써 방문한 보람이 있었던. 그리고 좀처럼 때를 맞추기 어려운 간조시간. 운이 좋았다. 지나는데 초록이 스치길래 주차했지.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사물과 생각하는 각도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나뉘는 법. 그리고 그 선택은 바로 나에게 달려있다는. 찍을 땐 몰랐는데 여자랑 남자가 다정히 마주보고 누운 것 같네. 둘 다 동일하게 눈도 있고 코도 있고 입도 있고... 처음부터 혼자였음 덜 했을라나. 딸을 보내고 난 후여서 일까 이렇게 좋은 풍경을 눈 앞에 두고도 큰 감흥이 일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