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아홉 나이에 처음 비행기를 탔었다.
내나라 제주도도 그 나이까지 한 번도 못 가본 상태였다.
선교를 위해 비행기를 탔기에 여행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가질 수가 없었다.
태국에 이어 작년 여름 인도를 한번 더 선교로 다녀 오고 그게 내 해외로 나가는 일의 전부였었다.
드디어 여행으로는 처음으로 일본으로 떠나게 되었다.
한참 아이들 키우느라 옆도 돌아보지 못할 때 해외 여행을 가는 사람이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얼마나 잘 살면 해외로 여행을 떠나게 되는 걸까.
그런데 이번엔 내가 그 해외 여행을 떠나다니.....
준비물이나 여권에 새겨진 영문 이름과 또 여행 경비 상의를 위해 등등으로 문자가 오고 갈 때 기분이 참 묘했었다.
아~
나도 해외 여행이란 걸 떠날 수 있는 거구나.
전혀 다가 오지 않을 것 같던 4월 9일이 다가왔고 우리 네 여자는 인천에서 만났다
만나자는 시간에서 크게 오차없이 속속 도착하여 수속을 밟고...
나머지 네여자와 이번 여행의 정체불명(?) 가이드님은 부산에서 우리랑 고만고만한 시간에 만나 수속을 밟고 또 비행기를 타고
그렇게 일본 여행을 시작하였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후쿠오카 전경
후쿠란 행복이고 오카란 넓은 평지?란다.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행복 만족 도시라고...
자~!
이제부터 나는 '국가대표'다
대한민국 하고도 대전을 대표하는.
외국인이라고는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단 한 사람의 일본인에게라도 나는 대한민국을 어떤 방법으로든 욕먹이면 안된다.
가령 일본인들은 공중도덕이나 질서 그리고 청결함에 우선가는 민족이라지 않은가.
그런데 내가 온천 시설물을 더럽게 사용하거나 혹 다 쓰고 뒷정리를 소홀히 한다하면 국가를 대표해 욕먹이는 일이 될 수도 있으므로.
행동거지를 이 나라 떠나는 날까지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되도록이면 이 나라 민족들과 흡사하게 아니면 더 월등하게 해내야 하는 거다.
나 한사람으로 인해 대한민국인 전체가 칭찬을 들을 수도.
나 한사람으로 인해 대한민국인 전체가 욕을 먹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인천에서만 만나도 반갑던데 하물며 후쿠오카 공항임에랴...
반가운 해후도 잠시 숨가쁜 여행 일정이 시작되었다
착륙을 위해 비행기가 옆으로 꺽어 돌 때 속이 뒤집히더니 2박 3일 내내 음식이 맞지 않아 어려웠다
먹는 걸 그리 좋아하는 내가 ...
태국에서도 인도에서도 음식으로 고생을 하지 않은 내가 ...
바로 옆 동네 일본에서 음식으로 고생을 하다니.큭~
(그래도 일본 여행 내내 배가 고프지는 않았다. 먹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가 ㅋㅋ)
이번 여행으로 인한 결론을 먼저 한가지만 내리자면 선입견(先入見)이란 얼마나 위험한 단어이었던지...
난 지구상에서 가장 가고 싶지 않은 나라가 일본이었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으로 인하여 선입견이 무너졌고 오히려 우호적인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독도 문제나 36년간의 침략을 다 잊을 수는 없겠으나 보여지고 느껴지는 것만이 다는 아니더라는 ...
어떠한 일이든 주관적인 생각과 행동은 참 위험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고 배우게 되었다.
샤브샤브로 점심을 먹었다.
돼지고기로 먹는 샤브는 처음이었는데 달고 짠 일본 음식에 3일 내내 고생했던 그 시작이 이렇게 열린 것이다.
하다 못해 짠 단무지 둬 개만 있었어도 내 속이 그리 곤란하지는 않았을텐데...
가이드님이 그리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되었을 걸.
왜 그 양반이 오히려 미안해 했었을까
아녀 내가 참 눈치도 없었던 겨.
없다면 한번으로 끝냈어야지 왜 자꾸만 김치나 단무지를 보채 곤란하게 만들었을까
그렇게 점심 식사를 마치고 뱃놀이를 하러 왔다
물의 고장 야나가와(柳川) 지금 내가 사는 곳 바로 옆동네가 유천동이다.
그래서 남다르게 생각되었고 더구나 '키와쿠다리'라는 뱃놀이가 낭만적이었던 곳.
참 행복했다.
아~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이런 호사를 누리다니...
처음엔 배가 뒤뚱거려 조금 무서웠다.
그런데 출발하자 마자 낭만적인 모습들에 가슴이 심히 두근거렸다.
배가 지나가는 길은 대체로 이런 모습
가정 집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뱃놀이하는 관광객을을 배려해 온갖 꽃 나무는 물론이고 귀여운 인형들까지 꾸며 놓았다.
뱃사공이 아주 조금씩 내가 아는 단어가 나오기도 하는 말들로 해설도 해 주시고 뱃놀이 할 때 부른다는 전통 노래도 불러 주시며
흥을 돋구신다.
통역이 필요하면 가이드님이 해 주시고 아름다운 풍경에선 단체 사진도 찍어 주시고...
이렇게 낮은 다리 밑을 지나갈 땐 바짝 엎드리든가 아님 납작누워야 한다.
그마저도 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니 행복이 무에 따로 있겠나
'일본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화공원 (0) | 2013.04.10 |
---|---|
미즈나시혼진 후카에(みずなし本陣ふかえ) (0) | 2013.04.10 |
운젠 지옥(운젠 지고쿠, 雲仙地獄) (0) | 2013.04.10 |
운젠 복전옥(雲仙 福田屋) (0) | 2013.04.09 |
시마바라 무사 마을 (0) | 2013.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