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갈 곳이 없다고???/동네 뒷산

자꾸만 나의 발목을 잡는 녀석들

꽃수수 2021. 3. 2. 23:19

출근이 며칠 남지 않았다.

방학 기간이 긴 시간이지만 올 겨울엔 진정한 휴가를 즐기느라 지루하진 않았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이었던 등산.

이젠 하루라도 나가지 않으면 어느 부분에라도 가시가 돋친다.

차마 등산이라 이름하기도 민망한 코스이긴 하지만 그래도 내겐 대단한 일이다.

다리가 아파 걷는 거 자체가 힘들었던 몇 년을 보냈기에 코스가 능선 정도인 산이지만 난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어제 비가 많이 내려 산엘 못 갔다.

안에 있으면 비가 많이 오는지 적게 오는지 잘 모르니 그저 화창한 날씨에 어제 비가 내렸다는 것도 잊고 있었는데

오르다 보니 물이 지나간 자리도 그렇고 나무 둥치에 습기를 봐도 그렇고

이 바위에 이끼를 보아도 어제는 비가 꽤나 왔었나 보다.

그런데 난 어찌 보면 이런 사소한 풍경에도 걷던 발길을 자주 멈춘다.

 

며칠 사이에 쥐똥나무의 새순도 쥐똥만큼 자라 있고.

 

개암나무 수꽃에도 노란 꽃가루가 제법 많아졌다.

 

낙엽에 덮여있던 노루발풀도 많은 비가 낙엽을 쓸어내린 덕인지 쏙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딱따구리가 집을 장만하는 풍경도 내 발길을 잡는다.

 

오늘은 또 다른 길로 가보기로.

 

이쯤에서 종아리에 쥐가 난다.

요즘 신난다고 너무 많이 걸은 걸까?

이젠 욕심부리지 않는다 다음에 가면 되니까.

근데 전엔 왜 그리 욕심을 부렸던 것일까 궁금하면 꼭 가봐야 하고 산을 오르면 반드시 정상을 올라야 하고 ㅠㅠ

 

참 한적하고 고즈넉하다.

짝을 찾는 수컷 개구리들의 노랫소리가 꽤나 옹골지던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