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지막이 비가 많이 내렸던 올 가을.
한파마저 일찍 와서 나뭇잎이 냉해를 입어 단풍이 곱지 않다.
단풍이 들기 전에 말라버려 스르르 떨어지고 만.
그래서인지 단풍에 대한 기대 없이 나섰는데 혹시나 싶어 가봤더니 생각보다 고운 은행나무를 만나 마음이 기쁘더라.
나무에도 제법 매달려 있는데 바닥에도 노란 잎이 수북이 쌓여 걷고 싶은 생각에 차에서 내렸다.
은행알이 바닥에 굴러 냄새 때문에 원성이 자자하다 들었는데 역시 고운 냄새는 아닌 거 같아 그 말이 이해가 가더라.
실제로 내가 사는 동네에 은행나무가 많은데 은행이 열리는 암나무를 거의 파내고 수나무로 교체하는 걸 보았다.
주변에 사시는 분들의 고충이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별로 길지 않은 길이라 거기가 거기이고 그 사진이 그 사진인데 예쁜 곳만 찍었어도 골라내기가 어렵다.
시간도 해질 무렵이라 선명도가 낮기도 하다.
같은 장소 다른 각도.
바닥에 떨어진 잎은 색감이 곱지가 못하다.
나무 사이로 낙조가 아름답다.
집에 오는 길이라 잠시 들어 간 흥진마을.
그새 억새는 꽃을 피웠고 씨앗이 날리는 중이었다.
역시 억새는 해 질 녘에 보아야 운치가 있어.
해가 꽤 많이 짧아졌다.
도착한 시간에서 불과 10여 분이나 지났나?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은 이미 어두워져서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왔다.
이제 곧 겨울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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