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보름살기

[서귀포] 천백고지에 많은 눈이 내렸다.

꽃수수 2022. 1. 21. 23:49

보름 동안 날씨가 좋은 날도 있었지만 비가 내리고 산간 지방엔 눈이 많이 내리기도 하고 그러했다.

인원도 많고 차도 작으니 비나 눈이 내린 날은 아예 산간 쪽으로는 갈 생각도 안 했었다.

물론 아침마다 전해오는 안내 문자에 체인이 없으면 출입이 금지된다는 전달 사항이 크게 한몫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으니 오늘은 크게 용기를 내어 올라가 보는 걸로.

길은 다 녹았고 음지쪽엔 물론 얼음이 살짝 있기도 했지만 고도가 높아지면서 산 쪽에 쌓인 눈에 겁이 나기도 했다.

습지 가까이에 다다르니 길 한편으로 주차된 차들이 줄을 지었는데 와~ 이런 장면은 처음이었다.

주차장엔 주차하기도 어려운 모양이었지만 난 아니면 돌리지 싶은 심정으로 가보니 딱 1자리가 비어 있는 게 아닌가.

주차 후 내려서 사방을 보니 세상에 사람이 그렇게 많을 수가 없었다.

한쪽에선 눈썰매를 타는 무리가 있고 중간 중간 숲 속에선 사진을 찍느라 미끄러지고 웃고 떠들고 정신이 없었다.

정말이지 이 곳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는 건 처음이었다.

 

습지 탐방로를 따라 들어가니 습지엔 많은 눈이 내려 아직도 녹지 않았고 데크에도 얼음이 녹지 않은 곳이 많았다.

얼음이 있는 곳에선 어쩔 도리가 없으니 난간을 잡고 꽃게 걸음으로 이동을 하는데 그마저도 어찌나 재밌고 유쾌하던지.

 

이 습지의 매력인 돌 덩어리들도 눈에 꽁꽁 갇혀 버렸다.

 

이런 풍경은 이 계절에나 운이 좋아야 만날 수 있는 것이니 행운이 따랐다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 바퀴를 거의 돌았을 무렵 친구가 궁금하다며 눈 속에 스틱을 꽂아 보았다.

 

손잡이 부분을 제외하고 스틱이 그만 폭 파묻히고 말았다.

 

그리고 호기심쟁이들의 무분별한 발자국들.

빠지면 어쩌려고.

여기가 물이 있다는 걸 몰라서 그랬으려나?

 

입구 데크에도 눈이 가득가득.

 

탐방을 마치고 돌아가는데 주차한 차들은 여전히 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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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백고지 상고대

지나는 길에 이정표가 보여 갑자기 훅 땡기더라 생각없이 기대없이 그저 겨울 습지나 보려고 갔는데 헐~~~ 이게 웬 일 !!!!! 하늘 색은 너무나 이쁘고 게다가 날씨마저 따뜻함이 느껴졌으니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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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린 사슴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귀포시 전경.

 

어제 미리 예약해 둔 오는정 김밥을 찾아 전망 좋은 곳을 따라 돔베낭골에 왔다.

주차장에 있는 정자에 자리를 잡고 앉아 김밥을 먹었다.

이상하게 자꾸만 입안에 여운을 남기며 맴도는 맛이 제주 방문 때마다 찾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근데 이날은 간이 좀 세어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괜히 친구들에게 내내 극찬했던 말들이 무색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1인 2줄을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고 소화를 시켜야 한다며 산책에 나섰다.

 

야자수가 꽤 많이 있는데 유달리 송악이 감고 올라간 나무만 곧게 자라지 못하고 휘어 있더라.

우연의 일치는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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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렇게 만든 겨-제주 올레 돔베낭골

점심을 거하게 먹었으니 바닷가를 걷고 싶다고 딸이 그러네 딸은 메밀애에서 보이던 바닷가를 가자 그러는데 올레길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7코스 그중에서도 돔베낭골이 지척이니 더 좋은 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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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돔베낭골 해안 절경지

딸과 남편은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았고 점심엔 오는 정 김밥을 먹어야 하는데 해장국이 너무 맛있어서 그만 과식을 하고 말았다. 우리도 김밥 맛을 보아야 하는데... 결국은 둘이 좀 걷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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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숙소인 애월로 이사를 했고 김밥을 1인 2줄씩이나 먹었으니 저녁은 숙소에서 집밥 형식으로 먹었다.

나는 배탈이 나기도 했지만 친구들도 계속 생선이며 고기를 먹었으니 집밥이 그리웠기도 하였다.

친구가 집에서 가져온 밑찬과 들에서 뜯어 온 갓과 회 먹을 때 샀던 상추로 쌈도 먹었고.

들에 자라는 무 잎사귀를 뜯어 와 아직도 속이 좋지 않은 날 위해 된장국도 끓여준 고마운 친구.

이젠 집에 갈 날이 머지않으니 이래저래 마음이 심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