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화려강산

[보성 여행] 윤제림 수국

꽃수수 2022. 7. 9. 15:50

길을 나서기까지는 수많은 생각과 여러 가지 여건들이 번번이 마음과 몸을 막아 서곤 한다.

요즘 그 마음을 막는 가장 큰 이유가 '고유가'였지.

오늘 이 길을 나서기까지 수많은 생각과 비교적인 여건들이 복잡하게 얽혀 골몰했지만 결국은 나섰다.

22년 마지막 수국 여행이라는 거창한 타이틀로 말이다.

장소는 내 생애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는 것 같은 보성이라는 곳.

아니 전에 혹시라도 지나간 적이 있는지는 기억에 없다.

떠나기 전 복잡했던 심경과는 달리 막상 나서면 마음은 한없이 두근거리고 더구나 딸과 함께 나섰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집에서 점점 더 멀어지면서 낯선 지명의 안내판들이 지나가면 내가 여행을 떠난 것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증폭된다.

 

예전엔 시간 날 때마다 목표를 정하지 않고 혼자라도 휙~ 차를 끌고 다니는 걸 즐겼었는데

지금은 2시간이 넘는 거리는 나서기가 영 마음이 먹어지지 않는다.

고유가와 더불어 쉬이 길을 나서기가 어려운 큰 이유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오늘은 딸과 교대 운전이 가능했기에 쉬이 나서기도 했다.

편도 3시간이 넘는 거리를 딸과 교체 운전하며 오다 보니  목적지가 가까워진 모양이다.

윤제림을 향하는 좁은 길로 들어섰는데 벚나무가 아치를 이루고 있어 지나는 마음이 훈훈하다.

여긴 분명 벚꽃 명소렷다.

 

기쁜 마음으로 이 예쁜 길을 달리다 보니 어느새 윤제림에 이른다.

근데 단번에 도착한 게 아닌 비밀이 있는데 초행이다 보니 우린 윤제림 야영장으로 올라갔다지.

야영장으로 가는 왼쪽 길을 가면 안 되고 오른쪽 직진 방향으로 올라가야 윤제림을 만날 수 있다.

 

그런 실수를 범한 후에 도착한 윤제림.

우린 주말이기도 하고 이번 주가 피크일 것 같으니 사람이 무척 많을 거란 예상으로 대전 집에서 5시에 출발을 하였다.

중간에 휴게소 한번, 아침으로 먹을 김밥을 사기 위해 한 번을 머무르고 도착하니 9시였다.

예상과는 달리 넓지도 좁지도 않은 주차장은 3/4 정도 주차가 되어있었지만 아직 1/4 정도는 빈자리였다.

주차를 하고 혹시 정원에서 취식을 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여 차 안에서 김밥을 먹었다.

따끈한 믹스 커피까지 마시고 나니 더할 나위가 없더라.

커피 맛을 잘 모르는 나는 예전부터 먹어오던 오로지 노랑 맥심 커피만 마시기에 늘 뜨거운 물과 함께 준비를 하고 다닌다.

 

입구.

 

포토존.

 

쉬어갈 수 있는 정자도 있다.

 

입구에 앙증맞은 연못.

 

육안으로 보기에 저 배는 50cm 정도는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작은 배인데 당겨서 찍어 보니 곰 가족이 살고 있네???

 

수국원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었는데 여긴 가운데 길이다.

기대가 너무 컸는지 아님 방대하고 다양하고 풍성한 양의 제주 수국을 최근에 보고 온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큰 아쉬움에 두 번을 돌았기에 사진이 다소 섞인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약간의 오르막 길을 올라서서 걸어온 길 돌아보기.

 

길을 올라서면 아나벨 수국을 만날 수가 있다.

여기도 아직은 애기애기하다.

 

길 끝에선 윗길로 올라가는 길을 만날 수 있는데 이런 모습이다.

여기를 올라가서 걸어도 아랫길을 걸어도 나중엔 다 만나게 되어있다.

딸은 올라가기 덥다고 아랫길로 걸어갔는데 조금 걷다 보니 바로 만나 지더라.

 

예전에 대전 국립현충원 둘레길을 걷다가 안개나무를 2그루인가 만난 적이 있었고 그런 나무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었는데 여기엔 안개나무가 떼로 있었고 심지어는 자엽안개나무도 있더라.

잎사귀조차 아름답고 꽃은 신비롭기 그지없었다지.

 

연못 근처엔 각종 꽃이 탐스럽게 피어 있어 보너스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산림청은 대를 이어 산림을 모범적으로 경영하는 가문을 ‘산림 명문가’로 지정하고 있다고 한다.

이 댁 가족은 2020년 산림 명문가로 지정됐다고 한다.

윤제림 창시자인 고 윤제 정상환 님의 호를 따 ‘윤제림’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윤제 정상환 선생님은 “숲은 후대에 물려줄 가장 값진 유산이다”는 철학을 가지고 조림 사업에 몰두했다.

2005년도에 숲 가꾸기에 헌신을 하셨던 부친이 돌아가시자 당시에 미국에서 무역업을 하시던 아드님 정은조 씨가

귀국하여 가업을 이어받아 지금까지 산림경영에 힘쓰고 있다.

더불어 40대인 막내 아드님도 산림 명문가로 지정돼 있어 3대를 이은 가족이 숲 전문가이다.

그리고 윤제림은 민간정원 제12호이다

민간정원이란  수목원, 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정원의 종류 중 하나로 법인이나 단체

또는 개인이 조성해 운영하는 정원을 말한다.] 인터넷 발췌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이 되겠지?

 

잎은 무성한데 다음을 기약해야 할 듯하다.

이곳을 비롯하여 모든 수국이 아직은 어려서 수년은 걸려야 진정한 명소로 거듭날 거다.

 

나무로 만든 징검다리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길이 참 예쁜 여기 수국도 잎만 무성하다.

 

치유 센터 건물로 가는 길엔 계곡도 있었지만 풀이 무성하고 물은 별로 없었다.

 

천인국이 한창일 때는 더욱 예뻤겠지.

플라밍고 셀릭스는 예쁜 분홍이 지나고 초록잎으로 모두 변했지만 길은 예쁘게 조성이 되어 있다.

 

플라밍고 셀릭스

 

그리고 가장 궁금하고 기대했던 편백나무 아래 수국 밭.

아직은 어리기에 우와~감탄 소리 크진 않지만 다양한 색깔과 수량에 가꾸신 정성이 넘쳐 보인다.

 

이 스폿에서 사진을 많이 찍으시더라.

 

이곳은 계곡을 끼고 있는 게 큰 장점으로 보인다.

올해는 가뭄이 심하기에 물이 많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꽃도 풍성해지고 맑은 계곡물까지 풍성해지면

이보다 더 아름다운 수국 명소도 드물지 않을까 싶은 개인적인 생각이다.

 

편백 힐링 숲길로 들어서면 이런 길이 이어지고 끈까지 가진 않았으나 나중에 보니 아래의 정원과 연결이 되는 것 같더라.

 

조금 걷다가 날씨도 덥고 모기도 많아서 우린 돌아섰다.

 

아쉬운 대로 3-4년만 잘 자라면 어느 수국 명소에 뒤지지 않을 수국 밭이 되겠다.

 

이렇게 키가 작은데도 많은 꽃을 피운 게 대견하기만 하다.

 

올해 마무리 수국 여행이지 않을까 싶다.

 

귀엽고 예쁜 포토존.

 

안개나무 꽃.

 

자엽안개나무

잎이 참 고급지고 색깔도 예쁘다.

 

관람을 다 마치고 나오는데 그래도 뭔가 아쉬움이 남아 뒤돌아 보게 되는.

 

우린 9시 30분 정도에 입장을 하여 관람을 마치고 나왔는데 2바퀴를 돌았어도 1시간 남짓 소요가 된 것 같다.

처음 도착했을 때만 해도 괜히 너무 일찍 왔나 싶었는데 차가 몰리기 시작하면서 순식간에 인파가 넘쳐나더라.

대형 버스까지 대절하여 단체로 오시기도 하던데 대부분 어르신들이었고 대형 차는 위 주차장에 진입을 못하는 관계로

허리가 구부정한 모습으로 가파른 길을 쉬엄쉬엄 오르시는데 보기가 조금 안쓰럽더라.

딸이 일찍 보고 오길 잘했다고 그러던데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