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림 방문을 계획하며 주변 가볼만한 곳을 찾던 중에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열화정이라는 곳을 동선에 넣었다.
옷소매... 드라마를 정주행 하며 연모를 촬영한 장소와 너무나 비슷해 보여 기억에 남아있었던 까닭이기도 한데
윤제림에서 크게 멀지 않기도 하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었음이 작용한 탓이기도 하다.
그동안은 드라마를 거의 볼 수 없을 정도의 바쁜 시간이었는데 요즘 난 넷플에서 종영한 사극을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열화정으로 진입하는 길은 두 곳이었다.
우린 네비가 알려주는 대로 이 길을 갈 수밖에 없었지만 크게 길지 않고 마치 제주를 연상케 하는 골목길이 너무 예쁜 탓에
한 바퀴를 돌긴 하였다.
입구의 대나무 숲이 이색적이고 운치를 더해주기도 하였다.
정말이지 마치 사극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이내 만나는 열화정.
연못엔 개구리밥이 건강하게 자라며 온통 물 위를 장식하여 일부러 그리 꾸며 놓은 듯 푸릇한 정갈함이 오히려 고풍스럽다.
드라마의 몰입도를 위함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먼 곳까지의 여정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듯한 곳이다.
어찌 이렇게 멋지긴 하지만 엄청나게 먼 거리, 그리고 이 구석까지 뒤져서 이런 장소를 찾아냈을까.
스텝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집으로 돌아 와 우연의 일치로 '신입 사관 구해령'을 넷플에서 정주행 하게 되었는데 처음엔 눈을 의심하였다.
정말 열화정이 맞는 걸까? 하고 말이다.
왜냐면 옷소매 촬영지로는 알려졌는데 구해령 촬영지에 대한 안내는 보지를 못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서울에 있는 궁중 촬영과 이 먼 곳의 촬영지가 같은 궁궐이라고 이해하며 시청하기엔 괴리감이 크더라.
서로 같은 궁궐이라는 연결 고리가 느껴지지 않고 자꾸만 서울과 보성 간의 거리감이 실제적으로 다가와서 말이지.
시청하며 그런 생각은 해 봤는데 만약 내가 구해령을 먼저 시청하고 방문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단아하고 우아하고 고풍스런 분위기와 풍경에 한동안은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그윽이 바라볼 뿐이었다.
이윽고 정신을 차려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기로 하였다.
조선시대로 들어 온 느낌이 물씬 든다.
이 고풍스러운 중요 민속문화재에 무슨 공사를 진행 중일까?
포클레인과 몇 명의 인부들이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공사에 열중하시고 계셨다.
마치 제주 속으로 들어온 듯한 마을 골목길.
여긴 한옥 민박 마을인 듯싶었다.
마을 앞에 예쁜 연못엔 노랑어리연이 한창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예쁜 마을이 있는 걸까?
황토와 돌을 이용하여 쌓은 담이 참으로 정겹고 아름답다.
우물이 있어 다가와 보니.
갇혀있는 물은 그리 정갈해 보이지는 않더라.
돌담이 너무 예뻐 여러 장을 찍었다.
이진래 고택이라는 안내문이 있는 이 집은 민박집으로 운영 중인 듯하더라.
그런데 또 다른 안내판은 이렇게 붙어 있어 뭐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름답고 하룻밤 묵고 싶다는 생각은 정답이다.
이 길로 진입하는 방법이 또 다른 진입 방법이다.
아까의 그 골목길에 다다르면 이 계단을 오르고 이내 열화정이 나온다.
아까는 그냥 지나쳤던 내부로 진입을 해 본다.
뒷곁엔 아름드리나무들이 육중한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한 체 세월의 흔적이 엿보인다.
담 옆으로 대나무 숲.
공사 중인 ㅠ
댓돌 위에서 연못을 담고 싶었는데 방문객이 수시로 드나들어 조금 어려웠다.
그냥 떠나기 아쉬우니 사진이나 자꾸만 찍을 밖에...
뭔지 모르게 주변의 폐가까지 근사해 보이던 너무나 좋았던 곳.
보성 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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