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치없게도
억새를 구경할 때나 오백리 길을 걸을 때 이 집 주차장을 이용하곤 했었다.
이번에도 크게 다를 바가 없었지.
식당 앞에 예쁜 꽃을 아주 잘 가꾸어 놓으셔서 덤으로 구경까지.
실상 이번엔 억새를 보려고 주차장만 이용하기로 했었다.
이 옆을 지날 때마다 잘 가꾸어진 텃밭을 보면 보기가 좋고 사용하시는 분이 궁금했었다.
가지, 부추, 열무등 철마다 채소를 어찌나 정갈하게 가꾸시던지.
그럼에도 개인이 사용하기엔 양이 꽤 많아 보여 더 궁금했었지
저녁 식사는 시내에서 삼겹살을 먹기로 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저 식당이 궁금해졌다.
남편과 상의하여 여기서 먹어보자고 결정하고 더 어두워 지기 전에 억새를 더 보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전망좋은 저 자리에서 먹고 싶었는데 예약석이라는군 ㅜㅜ
군더더기없는 밑찬.
오리 주물럭을 먹기에 적합한 찬으로만.
비주얼이 남다른데???
우리가 먹으려했던 삼겹도 저렇게 콩나물까지 구워먹는 스타일인데.
고기가 어느 정도 익고 양념 덕에 밑이 눌길래 콩나물을 섞었다.
처음 주물럭이라고 가져온 양을 보니 성에 차지 않더니 보기보단 실한 구성이었다.
이미 배가 부르기 시작하는데.
탕을 가져다 주신다.
탕은 보글보글 졸여야 제 맛이 아닌가.
탕에 들어있는 뼈에서 고기를 다 바르고 밥 반공기를 말았더니 어느 맛있는 죽보다도 훨씬 더 맛이 있더라.
대부분 오리탕에 들어간 이런 뼈는 단단하기도 하거니와 살이 뜯기지도 않지
그래서 그냥 남기기 일쑤인데 이건 주메뉴보다 더 맛이 있더라는.
쏙 발라지는 오돌뼈가 어찌나 맛있던지.
배가 부른대도 뼈 하나를 남기지 않고 다 발라 먹었다.
늘 염치가 없어 이 마당엔 들어오지 않았는데 마당에 들어서니 더욱 아기자기하고 이쁘더라
이건 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찍은 사진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짧아진 가을 해가 이미 지고 어둠이 내리고 있네
고추를 찍어 먹은 된장이 맛이 있더니 이렇게 직접 담가 사용을 하시는 모양이다.
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억새 구경
식당 화단에 심어 놓으신 무늬 억새
목화를 많이 심어놓으셨던데...
뽕나무 잎사귀 하나가 내 얼굴보다 훨씬 크더라는.
처진뽕나무
흰색 좀작살나무 열매
환할 때 찍었어야 하는데 부추와 가지
식당에서 사용하는 재료이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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