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찾지 않았던 동백동산.
여기엔 가족과의 추억이 많은 곳인데...
곶자왈에 빠져 있던 시기엔 제주 갈 때마다 들렀던 곳인데 내가 다리가 아파지며 점점 걷는 게 부담스러워졌고
지금은 웬만하면 가족과 같이 가다 보니 바닷가를 선호하는 가족에 맞춰 내 욕심을 내려놓으며 점점 멀어진.
해안도로로 나가다가 이정표 하나에 어떤 추억이 한 조각의 비늘처럼 떠올라서 방문
여전히 든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었구나.
반갑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이 안내표도 세월을 고스란히 품고 있네
아~그래.
어쩜 너를 그렇게 잊고 지냈다니 ㅠㅠㅠ
이렇게 예쁜 곳을.
여기도 변화의 바람을 비켜가진 못했구나
어느 날부터 유행처럼 오름에 깔리기 시작한 야자 매트.
수년 만에 육지에도 꽤 많이 보인다.
하긴 내가 근무하는 산림욕장에도 이런 매트 길이 있을 정도이니
친환경이라고도 하고 보기도 좋아
걷기는 더 좋고.
다리도 아프고 시간도 촉박하니 많이 걷진 말자 다짐을 하고 들어갔지만
욕심 많은 나는 그게 크게 통하지를 않는다.
조금만 더...
더~
여기가 시작과 끝이 나뉘는 갈림길이다.
시작하는 길 조금 그리고 끝나는 길 조금을 걷기로 하였다.
마치 완주한 것처럼 보이려고 크크.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난 이 길이 5.5Km로 알고 있고 전에 아들이랑 둘이 완주를 했더란다.
그때만 하여도 여긴 인적이 극히 드문 곳이어서 무섭기까지 하였는데
이 날 심지어 유커들도 만났다는.
곶자왈도 좋지만 난 처음엔 먼물깍으로 인하여 이 곳을 애정 하게 되었다지.
머귀나무
수피가 특이하여 숲에서 그 많은 나무 중 금세 눈에 띄는.
이 나무의 줄기는 상주가 짚는 지팡이인 '방장대'로 쓰여진단다.
방장대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사용하는 나무가 각각인데
육지와 제주의 차이 점을 살펴보면 아버지용은 육지나 제주나 대나무로 동일하고
육지에서 어머니는 오동나무-가난한 집은 버드나무- 제주에선 바로 이 머귀나무를 사용했단다.
오동이나 머귀나 공동으로 속이 까맣다는데 이는 살면서 집안 챙기랴 부모 공양하랴 애 같은 남편 챙기랴 자식 챙기랴
너무나 많은 일들로 인해 어머니 속이 까맣게 타지 않았을까 그런 마음을 기리는 거라나 뭐라나.
내나 남이나 다 있을 때 잘해야지 ㅠㅠ
부모님도 내가 잘 모셔드릴 때까지 기다려 주시지 않고
자식도 언제까지나 내 손을 필요로 하지 않는데
같이 있고 할 수 있을 때 잘하자!!!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머귀나무를 통하여 다짐하고.
매트 끝엔 간간이 돌멩이 길도 이어진다.
ㅋㅋ 이젠 끝나는 지점의 길을 역으로 걸었다.
그럼 난 완주한 거야
누가 뭐래도 ㅍㅎ
역시나 이 길도 비슷하게 이어진다.
사람 소리가 소란스럽다.
숲이라 그런지 그런 소란스러움마저 자연스레 숲과 어우러져 녹아드는 그래서 예전처럼의 무섬증은 없었다.
모퉁이만 돌아들면 사람과 만나니까.
예전엔 혼자 걷자면 온 몸에 소름이 계속 돋아있는 참 신령스럽고 괴기스럽기까지 했던 곳인데.
여긴 매트보다는 돌멩이가 더 많은 길이다
동백이 많아 동백동산이란 이름을 지녔지만 막상 동백나무보단 다른 나무가 많은 곳이라는데
동백 희망이들이 꽤나 많이 넓게 분포하고 있어 이름에 걸맞은 명성을 후일에는 찾으려나
이렇게 키 작은 동백이들이 포진하고 있어 보기에도 초록초록 싱그럽더라.
이렇게 동백동산을 완주(?)하고
편린처럼 다가 온 추억 한 덩이를 맘껏 누리고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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