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금능에서 너무 좋은 시간을 가졌기에 오늘도 물놀이를 하자는 다짐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장소는 그동안 잘 이용하지 않은 곳으로 가려니 문득 화순이 떠오르는 거다.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란 생각에 결정을 내리고 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맛있게 하고 도착했다.
어제는 오전에 비가 내리긴 했지만 오후엔 비가 그쳤고 날씨가 흐리니 다니기에 좋았는데 오늘은 쾌청이다.
한참 더위가 심할 시기인데 어제 내린 비의 영향이 있었는지 해가 쨍해도 크게 덥다는 생각은 못했다.
게다가 바람까지 살랑살랑 불어 주니 물놀이하기에 더할 나위가 없는 날씨였다.
경치로 말하자면 말해 뭐해?
협재나 금능, 함덕 등의 해변이 흰모래라면 여긴 금색에 가까워 금모래 해변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는데.
금빛이라 하기엔 좀 무리가 있는 거 아닌지?
그런데 금모래라 이름 지어진 배경을 이해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물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면서 보이는 모래가 햇빛을 받으니 금색으로 반짝이는 게 아닌가.
아~
그래서 금모래라는 이름을 가졌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더라.
부드럽기는 어제의 금능을 능가하는 것 같은 개인적인 생각이다.
역시 신발은 저 멀리 벗어 놓고 맨발로 물속에 들어왔다.
종아리를 간지럽히는 파도와 부드럽기 그지 없는 모래의 감촉.
금빛으로 반짝이는 모래알.
신발을 들고 산방산쪽으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물이 너무나 차가운 거 아닌가?
자세히 보니 여긴 용천수가 있는 거 같았다.
역시 바위를 딛고 올라가 보니 현무암 사이로 이렇게 작고 귀여운 용천수가 퐁퐁~
어머나 세상에 너무 감성 돋는다.
너무나 신기하고 귀여워서 한참을 들여다보고 내려왔다.
아가들의 모래놀이 도구가 앙증맞다.
그런데 용천수는 위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조금 더 걸어 가니 모래톱에 이런 용천수가 또 있지 않은가.
신기하게 여긴 늪처럼 발을 담그면 쑤욱 들어간다.
잘 모르고 지나다가 밟게 되면 깜짝 놀랄 그런 장소이다.
아들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담가보니 거의 허벅지까지 잠기는 게 아닌가.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들었는데 차근히 담가보니 맨 밑바닥엔 역시 암반수가 있더라는.
그래도 깜짝 놀랄 수 있는 깊이이니 잘 살펴 보면서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더라.
신기함에 한참을 놀다 또 걷는데 여긴 완전 민물이 산 쪽에서 흘러 내려오는 게 아닌가.
물이 너무 차갑고 맑아 기분까지 좋아지던.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계곡처럼 물이 흐르고 평상과 정자를 설치하고 유료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더라.
물 너무 맑고 환경도 참 예쁘다.
파도와 모래로 인하여 내 다리의 촉감이 오래도록 행복하였다.
썩은 다리 탐방로.
저 길은 올레 코스에 포함이 되어 있는데 경치가 뛰어나고 길 또한 예쁘다.
바다 쪽으로는 황우치 해안이라는 특별한 절경을 품은 해안이 있다.
현무암과 금모래의 콜라보.
경치도 좋고 날씨도 너무 좋았다.
시설이 훌륭하여 당연히 유료인 줄 알았는데 무료로 운영이 되는 용천수 담수풀장이다.
아래로는 엄청나게 차가운 물이 흐르고 있다.
내려가 보니 이런 모습.
저 평상을 하나 대여하는데 5만 원을 받는다고 적혀 있었던 거 같다.
물론 정확한 기억은 아니고 얼핏 스치며 본 거 같다.
햇빛가리개.
우린 모르고 무료로 사용했는데 지금 보니 요금함이 있네?
돈을 내고 사용하는 곳인가?
모래를 털어 낸 고마운 곳.
해수욕을 즐기는데 나이가 의미가 있을까만 나이를 잊고 맘껏 물놀이를 즐긴 듯하여 행복감이 밀려온다.
'가족과 제주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귀포] 이름 값 하네 백종원의 도두반점 더본호텔점 (0) | 2021.07.27 |
---|---|
[서귀포 안덕] 뜻밖의 발견 창고천 바다와 만나다 (0) | 2021.07.27 |
[제주 안덕] 순비기 꽃과 갯금불초가 어우러진 사계해안 산책하기 (0) | 2021.07.26 |
[제주 한림] 풀 하나의 배치도 예사롭지 않았던 금능석물원 (0) | 2021.07.26 |
[제주 한림] 나 이거 엄청하고 싶었어 근데 좀 어지럽네 (0) | 2021.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