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간간이 내리고 다리도 아프니 섣불리 방문지를 정하기 어려워 지난 여름에 놓쳤던 수국 명소도
내년을 대비해 미리 다녀오고
그러다 수 년 전에 올랐지만 알오름을 빼먹고 돌아와 아직도 내 마음의 미련으로 남아있던 두산봉을 향했다.
그때만 해도 찾는 사람이 많아 시흥초교 옆의 입구엔 사람이 지키고 있었다.
차로 들어간다는 건 관계자 아니면 언감생심이었는데 오늘은 인적이 드무네.
차에서 보이는 길이 좁아 보여 한참을 망설였다.
수 년 전엔 이 길이 걸어가서 그랬는지 상당히 넓었던 기억이라 이 길이 맞나 싶기도 했었고.
올레 리본이 보이길래 아니면 돌아오지 싶어서 과감히 돌진 ...
때마침 언제 따라왔는지 택시가 뒤에서 몰아부치기도 하였지만
혹시라도 내려오는 차를 만날까 싶은 노파심에 나역시 숨도 쉬지않을 정도로 단숨에 달려서 도착.
조금 색이 바랜 듯도 하지만 제주 올레 안내소는 여전한데
무슨 일인지 화장실이 폐쇄가 되었네
두산봉으로 오르는 입구도 여전하고
사진으로 보이는 하늘은 더없이 맑고 파란데 간간이 비가 내려 전 날의 악몽이 떠오른다.
사진은 이렇게 평범하고 무심한데 인적 드문 이 길이 실제론 무섬증이 생겨 차에서 내리기 조차 어려웠다. ㅠ
이 길들이 두산봉으로 가는 길들이다.
수 년 전에 여기 어디쯤에서 흐드러진 둥근빗살 현호색을 만났었는데...
차로 지나치다 보니 그 곳을 찾지는 못했다.
가끔씩 따스한 햇살이 눈부신 봄날의 그 흐드러진 풍경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래서 더 가보고 싶었던 곳
차 안에서 가끔씩 이런 풍경을 만나면 내리진 않고 창문열고 사진만 찍었다.
그렇게만 하여도 내 그리움이 조금은 해소가 되었지.
오름중에 조금 독특한 모양을 가진 두산봉도 차 안에서 사진만...
별나팔꽃과 두산봉
얘는 애기나팔꽃
두산봉 가는 길엔 별나팔과 애기나팔이 흐드러졌더라.
언뜻 보면 고구마꽃처럼 보이는데 얘들은 별나팔꽃이다.
나도공단풀이란 이름을 가진 이 소박한 꽃들이 지천에 널려있었다.
직접 오르진 못했지만 이렇게 차로 나마 다녀올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
난 제주로 추억 여행을 떠나는 거 같다.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때 다녔던 오름, 곶자왈, 휴양림 등...
하긴 늘 그리움으로 내 가슴에 남아 있으니 이렇게 추억을 찾아 떠나고
떠나지 못하면 가슴이 저리고
다녀오고 나면 며칠을 제주앓이에 시달리고.
사실 막상 가면 별 것도 아니란 생각이 많이 든다.
심지어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으니 말이다.
이번엔 확실히 정을 뗐겠지 싶었는데 막상 돌아 오면 아니 공항에서 비행기가 이륙하면
그때부터 내 제주앓이는 시작을 하고 있다 ㅠㅠ
이런 나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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