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제주 여행

[제주 남원] 해국을 보려다가

꽃수수 2019. 12. 5. 15:30

신흥리로 동백을 보러 가는 길인데 불현듯 드는 생각 하나가 있었으니.

이맘때쯤 큰엉 해안에 해국이 만발했었던 기억이 나더라.

날짜도 그때와 비슷하네.

잠시 들러 점심도 먹고 가려고 방향을 바꿨다.

 

가는 길에 표선 해수욕장의 갯국도 보고 화장실도 들리려 잠시 주차를 했는데 바람이 어찌나 세었는지 차에서 내리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더라.

 

갯국 참 예쁘다.

 

내가 애정 하는 남원의 해장국 집인데 영업 종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해국 구경보다 밥을 먼저 먹기로 했다.

방문하니 역시나 내가 마지막 손님이었다는.

언제 먹어도 깔끔하게 간도 잘 맞고 맛있는 집인데 여길 먹으려면 시간 관리를 잘해야 한다.

아쉬운 점이 제주 대부분의 해장국 집들이 오후 4시만 되면 영업을 마치는데 이 집도 마찬가지다.

워낙 일찍부터 영업을 시작해서 그럴까?

제주식 해장국이라고 이런 식으로 요리해 주는 해장국 집이 많은데 내 입맛엔 이 집이 으뜸이다.

평소엔 매운 고추를 먹으면 곧바로 딸꾹질이 나서 잘 못 먹는데 예외로 해장국에 청양고추 다지기는 언제나 옳다.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맛.

매운 해장국 몇 입에 저 달달한 국물 깍두기의 무가 아삭하고 상큼하게 맛이 있다

국물조차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다.

 

수년 전 저 엉엔 해국이 보라보라 했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지금은 거의 보이지가 않네.

그때 당시에 딸이 이번 제주 여행 중 여기가 으뜸이라고 그랬었지.

나도 역시 오래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데 이번엔 내가 꽃시를 잘못 맞춘 건가?

바람마저 세차니 왠지 마음이 더욱 을씨년스럽다.

 

리조트 내에도 간간이 애기동백이 있었으나

무슨 대학에서 단체로 여행을 온 것인지 젊은 피들이 온통 들썩이고 칼바람도 만만찮아 패스~

 

산책 길에 흐드러진 우묵사스레피나무의 꽃만 지천이더라.

사진으로는 꽃 모양도 제법 나고 예쁜데 냄새가 좀 고약하고 실제 꽃은 크기가 작아 아는 사람만 알 수가 있다.

처음 이 꽃을 만났을 때 난 주변에 생선 무더기가 썩고 있는 줄 알았다는.

바닷가에서 만났으니 그도 그럴밖에.

 

해국도 없고

바람은 칼바람이고

다리도 아프고

해안 올레길도 수십 번 걸었으니 다음 목적지로 가서 동백이나 만나자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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