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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조천] 내 집으로 갖고 싶었던 제주 GB 하우스

꽃수수 2020. 1. 27. 11:10

간 밤부터 엄청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침이 되어도 여전히 많이 내리는 비.

오늘은 가족과 3박을 묵었던 펜션에 체크아웃하는 날.

처음 도착했을 때 너무 이뻐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다리가 아파 2-3일 지나면 좋아지려니 하며 미뤘었다.

물론 차도가 보이긴 하지만 여전히 걷기가 불편하다.

짐 다 싸고 나오면서 찍은 사진.

아래층도 있는데 배웅하시러 나와 계시는 사장님 때문에 2층만 찍었다.

수년 전에 아들이랑 왔을 때 바비큐를 둘이 했었는데 아들이 그때가 너무 좋았다고.

그래서 우린 제주 가족 여행을 가면 꼭 1번씩은 바비큐를 한다.

이 숙소도 그래서 구한 곳.

방을 2개를 정한 이유가 물론 2인용이기도 하지만 여자끼리 남자끼리 방을 사용하니 좋은 점이 많더라

샤워하고 옷 갈아 입기도 편하고 여러 모로.

방을 2개나 사용했어도 총금액이 1박에 7만 원을 넘지 않는다.

가격 대비 갑 중의 갑인 숙소였다.

우린 1층과 2층 숙소의 방 하나씩을 사용하였다.

ㅋㅍ으로 구매할 때 내가 구조를 몰라 대충 방 이름을 적었는데 선견지명이 있었나 보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보니 다리가 후들거리더라.

결국은 3박 동안 2층 방은 구경도 못했었다는.

1층에 있는 방이 가장 좋기도 한데 식탁까지 있어서 아침에 떡국 끓여 먹기가 용이하더라.

남자들이 사용한 2층도 참 좋았다는데 식탁이 없으니 오히려 더 넓어 보였단다.

 

주차 공간 옆으로 잔디를 잘 가꾸어 놓으셨다.

지금도 예쁜데 여름엔 너무나 예쁠 것 같다 바로 옆에 있는 밭의 풍경과 더불어서.

 

이건 우리 숙소 바로 옆의 풍경이다.

여기는 숙소 같진 않고 개인의 집으로 보였다.

3-4채의 건물이 나란히 있었는데 모두 하나같이 정갈하고 예쁘고 집을 꾸몄더라는.

길에서 이 3채의 집을 거치면 우리가 예약한 숙소이다.

 

숙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옆집의 잘 가꾸어진 마당.

 

숙소의 주차 공간 뒤로 보이는 밭

 

첫날 찍었어야 하는데 미루다 찍으니 이런 모습.

처음 문을 열었을 때 내가 "와~~~ 예쁘다" 그랬는데 그때 찍었으면 더 예뻤을 텐데.

 

넓지는 않아도 있어야 할 것은 아기자기 다 갖춰 놓으셨더라는.

그릇이 특히 예뻐 감각이 남다르시구나 했었는데 나중에 떡국을 끓여 먹으려고 보니

그릇이 플라스틱이라 좀 놀랐다.

어쩐지 날렵하고 날씬하게 잘 빠졌더라니ㅠ

옥에 티 하나

 

여기 사장님은 나무를 참 좋아하시는 분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벽 장식이 이런 나무 모습

 

 

한지에 그린 그림이 자작나무를 연상케 하는

 

자작나무를 좋아하시는 거 아닐까?

나도 자작나무 참 좋아하는데

 

뜻 모를 글씨를 붙여 놓으셨는데 전혀 지저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

오히려 심오한 작품 세계를 엿보는 듯한 느낌?

 

역시 여러 가지 나무들로 꾸미기

 

이건 주방 창문의 띠벽지 같은 모습인데 한지를 일일이 말아 장식을 하신 걸로 보이더라.

세심함의 극치.

 

이 바닥도 참 예뻤는데 사진은 좀 그러네

이 바닥과 방안의 전체 모습이 썩 잘 어울렸는데 말이다.

 

이 탁자도 직접 만드신 게 아닌가 싶었다.

저 등과 함께 참 요긴했었다.

난 혼자 가면 밤엔 무서워서 뭐라도 불을 켜 놓아야 잠이 드는데 그때 요긴하겠더라.

어떤 숙소는 이런 게 없어 그냥 형광등을 밤새 켜놓고 자기도 했었거든.

물론 이번엔 딸과 같이 자니 다 끄고 잠이 들었지만.

 

정말 이런 소품 하나하나가 얼마나 요긴한지 모른다.

다만 아쉬움이 있었다면 외투용으로 옷걸이가 몇 개 있었음 금상첨화였겠다는 개인적인 생각.

 

작은 바구니에 드라이기 요긴했고

이 바구니에 내 약도 담아 놓고 편리하게 사용하였다.

 

안에도 밖에도 깔끔함 그 자체다.

 

앙증맞은 재떨이 좀 보소.

아마 이 것도 직접 만드신 거 아닐까?

오늘은 비가 와서 내놓지 않았지만 이 의자에 전 날 사용한 수건을 놓아둔다.

그리고 돌아오면 문 손잡이에 깨끗한 수건을 달아 놓으시고.

 

이 현무암의 발 털이

진심 여기는 제주가 맞는구나.

 

3박 동안 바비큐는 못했다.

저녁 시간만 되면 비가 내리기도 했고 바비큐 시설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어서

숙소에 묵으시는 다른 분들이나 주변에 사시는 분들에게 너무나 폐가 될 듯싶어서였다.

이번에 특별히 바비큐를 하려 했던 이유는 명절이라 영업하는 곳이 별로 없을 거 같아서였다.

나중에 도착하는 남편이 김치까지 가져왔었는데 그 김치는 떡국에 잘 먹었고 남은 것은 버리기도 아까워서

점심 먹을 때 먹으려 했는데 식당에서 난색을 표하니까 딸이 금새 "내가 가져갈게" 하더라

외부 음식 반입이 금지라는 조항인데 김치니 그냥 드세요 하는데 그 얼굴을 바라 보고 가져다 먹을 생각을 바로 접었다.

물어보고 차에서 가져오려고 안 가져왔는데 가져왔더라면 무안했을 뻔.

뜬금없는 김치 이야기까지 ㅋㅋ

그렇게 3박을 편안하고 깔끔하게 잘 쉬었고 다음에도 가족과 함께 가면 방 2개를 빌려 묵을 예정이다.

중산간 지역의 여유로움과 낭만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

다음엔 2층 방도 꼭 올라가 봐야지 ㅋㅋㅋ

 

제주에서 이런 집에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